[뉴스토마토 서지명, 김동훈 기자] 지난 2일 기초연금법안이 통과되면서 기초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됐다.
기초연금은 오는 7월부터 소득인정액(소득+재산의 소득환산액)이 하위 70%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매달 10만~20만원씩 지급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안은 국민연금 장기가입자 중 수급액이 30만원을 넘지 않는 노인에게는 20만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오는 7월부터 65에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기초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사진은 한 어르신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탑골공원에서 걷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노후소득 보장의 새로운 축
기초연금 도입은 우리나라의 짧은 연금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노인빈곤율 49.3%(2012년 기준)을 고려했을 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이 도입된 점은 의미가 크다.
기초연금의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이 지난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지 7년 만에 제도가 대폭 손질되며, 연금액이 기존 9만9100원에서 최대 20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내년 한 해 동안에만 10조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는 노후소득 보장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노인빈곤율 완화 측면에서 기초노령연금 제도 도입 7년 만에 제도가 2배 수준으로 확장 개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초연금이 노후소득 보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초연금 도입 과정을 통해 '연금의 정치화'가 심해졌다. 연금은 전 국민이 이해관계당사자인 데다, 전 세대에 걸친 문제이다 보니 사회경제적 성격을 넘어 정치적인 논란이 중심이 됐다. 특히 연금이 정치 공약으로 활용되고 선거를 앞두고 여야간 합의가 이뤄지는 등 또 다시 안좋은 선례를 남기게 됐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면 더 준다고 했다가 덜 주겠다고 하는 등 정치적으로 일관성 없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던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정책 결정 과정이 합리적이지 않아도 우기면 되겠구나 하는 인식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문제 어떻게 푸나
기초연금을 지급할 때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계시킨 부분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연계시킴에 따라 연금을 받는 사람, 못 받는 사람, 덜 받는 사람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는 만큼 이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특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이 깎이게 되는 연계안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납득시킬지도 숙제다. 기초연금 몇 만원 더 받으려고 국민연금 탈퇴하는 것보다 유지하는게 결국은 더 이익이라는 설명은 여전히 설득력이 낮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연계에 따른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적잖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국민연금이 신뢰받는 노후소득 보장의 축으로 자리잡는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균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기초연금 지급 대상자가 늘어날 수도 있고, 국민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줄어들 수도 있으나 자녀의 부모 부양률은 낮아지고 있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또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을 못 박아 71%는 못 받는 제도가 됐다"며 "1%만 해도 5만명이 넘는 차이다. 소득이 0원이든 50만원이든 기초연금을 받지만, 소득의 거의 없는데 자식 집에 얹혀살면 못 받는 문제가 있다. 나머지 30%가 저항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재정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지, 노인빈곤율 완화라는 도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여부도 미지수다. 기초연금 최대 20만원은 2014년 월 최저생계비 1인 가구 기준 60만3403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윤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재정부담을 고려했을 때 세대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노후빈곤 완화라는 부분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