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삼성SDI 서초사무실에서 삼성SDI의 박상진 사장(오른쪽)과 니치콘의 요시다 시게오 사장이 MOU 체결식을 진행했다.(사진=삼성SDI)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SDI는 8일 일본 니치콘에 가정용 ESS(에너지저장장치)를 독점 공급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공급계약을 확대·연장하는 재계약으로, 체결식은 7일 서초사옥에서 이뤄졌다.
삼성SDI는 오는 2015년 상반기부터 30만대를 목표로 가정용 ESS를 니치콘에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공급가와 가격추이를 바탕으로 추산할 경우 총 금액은 약 1조원 규모다. 삼성SDI는 지금까지 알려진 ESS 공급 계약 중 세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ESS는 공급받은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곳으로 전송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핵심 장치다. ESS는 가정은 물론 UPS, 통신기지국, 대용량 스토리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필수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SDI는 니치콘과 지난 2011년 가정용 ESS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지금까지 공급·판매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가 ESS 배터리시스템을 니치콘에 공급하면, 니치콘이 PCS(Power Conditioning System·전력제어장치)를 추가해 완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방식이다.
양측이 기존 공급계약을 연장키로 한 것은 향후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조사기관 B3 등에 따르면, 세계 ESS 시장은 올해 21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 410억달러 규모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본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가정용 ESS가 전기절약이나 정전 등 재난 대비를 위한 비상전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가정용 ESS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72% 이상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이번 재계약을 바탕으로 일본 ESS 시장에서 1위 기반을 더욱 강력히 구축하게 됐다"면서 "일본 가정용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확대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본의 이토추 상사를 통해 패밀리마트와 같은 편의점 등 소규모 점포에 ESS를 공급 중이며, 지난 2012년 6월에는 독일 KACO와 유럽 최대 규모의 ESS 공급 및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 2월에는 미국 XP와 공동으로 미국 텍사스의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전지를 기반으로 한 1MWh(메가와트시)급 ESS를 공급을 발표한 데 이어 독일 베막, 이탈리아의 에넬, 영국 S&C와 ESS 공급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는 등 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