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난관에 봉착했다. 업체별 점유율 등을 표기하는 새로운 통계치를 만들고자 했지만 기업들마다 입장이 상이해 조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점유율을 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고안되지 않는 한 조사가 엎어질 수도 있다. 정수기 시장이 또 다시 안개속으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수기조합 관계자는 9일 "각 업체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해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시장조사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이 조사를 계속 진행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시장 1위
코웨이(021240)가 지난해 갤럽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수기 보급율은 57.2%(2013년 말) 수준으로, 전체 시장에서 코웨이의 점유율은 45%에 달한다. 코웨이를 뒤따르는 2위권부터의 점유율은 대동소이해 사실상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점유율에 대한 공식 통계치가 없는 관계로 시장은 혼선을 빚어왔다. 그간 정수기협동조합이 발급하는 물마크 기준으로 업체별 판매대수를 집계해 왔지만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조합 측은 매출액과 누적계정 수를 기반으로 조사하려 했지만 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마다 누적계정 수와 정수기별 단가 등이 상이해 일방적이거나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하면 업체들 간 순위가 바뀔수도 있어 매우 민감한 문제다.
양측 간 대치되는 부분은 또 있다. 조합 측은 각 업체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지만 주요 업체들은 하나같이 "그러한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일단 코웨이는 자신만만하다는 입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1위임을 확고하게 알릴 수 있기 때문에 통계치가 오픈되면 더 좋다"고 말한 반면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실 정수기별로 단가도 다르고 렌탈 형태도 상이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집계하기 힘들지 않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