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시중은행들을 끌어들여 '구조조정펀드' 설립규모를 수천억 원대로 키울 방침이다.
산은은 조만간 구조조정펀드의 골격이 마련되는 대로 다른 은행들을 만나 참여 여부를 공식 제안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산은은 은행들에 투자 의사를 타진해 최대한 많은 투자자금을 끌어모은 뒤 이달 말 구조조정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기관투자가를 재무적 투자자(LP)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며 "펀드 조성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우선 은행들에 참여할 것을 제안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산은이 공식 제안해오면 기업구조조정펀드 참여를 적극 검토키로 했다.
외환은행 역시 펀드 형태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답하기 어려우나 제안이 오면 참여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자본확충펀드를 활용해 구조조정펀드에 출자하는 것도 실물경제 지원 부문에 포함되는데다 원화 자금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게 되면 최소 설립 규모가 당초 예상인 1000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펀드 규모가 커지면 기업구조조정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은행마다 자금사정이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얼마나 많은 은행들이 펀드 조성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자본확충펀드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은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펀드 참여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산은 관계자는 "자금 규모는 클수록 좋지만 펀드의 설립 형태나 은행간 이해관계에 따라 은행마다 참여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며 "조만간 펀드의 윤곽이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은행 등 다수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구조조정펀드인 사모주식펀드(PEF)를 최소 1000억원 이상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 펀드는 자금난에 빠진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주식을 사들여 2~3년 간 정상화시킨 뒤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구조로 운용된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직전 단계에 놓인 부실 중소기업들에 마지막 턴어라운드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산은은 또 추후 구조조정펀드를 공개모집을 통해 일반투자자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자본시장을 활용해 기업 구조조정 역할을 하는 펀드를 만드는 방안은 여러 가지로 가능하다"며 "일반인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펀드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