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걱정하는 건 ‘카라 없는 카라’

입력 : 2014-05-15 오후 12:37:59
◇왼쪽부터 카라의 한승연, 박규리, 구하라. (사진=DSP미디어)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카라가 새 멤버를 영입하겠다고 선언했다. 후보는 소속사 DSP미디어의 연습생 7명이다. 이들 중 카라를 탈퇴한 니콜, 강지영을 대신해 기존 멤버인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와 함께 팀을 이끌어갈 새로운 얼굴이 결정되게 된다. 카라의 새 멤버 영입 과정은 오는 27일부터 MBC뮤직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카라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팬들이 카라의 새 멤버 영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그 이유와 새 출발을 선언한 카라가 떠안게 된 숙제에 대해 살펴봤다.
 
◇카라의 새 멤버를 뽑는 프로그램 '카라 프로젝트'의 포스터. (사진=DSP미디어)
 
◇'카라 없는 카라' 우려..깜짝 재결합 가능성도 희박해져
 
니콜은 지난 1월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만료됐다. 이에 앞서 DSP미디어는 지난해 10월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 3인은 2년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제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에겐 약 1년 반의 시간이 있다.
 
새 멤버가 투입되면 당장 1년 반 동안 진행될 카라의 활동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지난 2001년 데뷔한 걸그룹 쥬얼리의 경우를 보자. 이 그룹은 멤버 교체를 반복해왔다. 최근엔 김은정이 팀을 탈퇴했고, 쥬얼리엔 하주연, 김예원, 박세미 등 세 명의 멤버가 남아 있다. 이 중 2001년부터 팀을 이끌어온 원년 멤버는 아무도 없다.
 
카라의 팬들도 결국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새 멤버가 투입되기 시작하면 몇 년 뒤엔 ‘카라 없는 카라’를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라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에서의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팀의 타이틀만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팬들의 우려대로 '카라 없는 카라'가 활동을 하게 된다면 기존의 다섯 멤버들이 먼훗날 깜짝 재결합을 가능성도 희박해진다. 이 때문에 팬들은 차라리 모든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져 개별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카라의 새 멤버 후보인 소진. (사진=DSP미디어)
 
◇팬들 납득시키지 못한 발빠른 결정
 
DSP미디어 측은 “박규리, 한승연, 구하라와 함께 장시간 논의와 토론을 가진 결과 새로운 멤버 영입이라는 결론을 지었다”고 밝혔다.
 
니콜과 강지영이 빠진 빈 자리를 메워줄 멤버가 필요했다는 점과 새로운 얼굴 투입을 통해 팀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이유 등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DSP미디어 측은 이어 “새 멤버들의 선발과 관련해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후보로 오른 연습생 모두를 공개된 미디어에 노출해 직접 팬들이 선발할 수 있는 ‘카라 프로젝트’를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방법이 과연 팬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연습생들을 미디어에 노출하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카라의 기존 다섯 멤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팬들로선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일이다. 아이돌 팬들은 데뷔 때부터 함께 동고동락해온 그룹과 멤버들에 대해 상당한 애착을 가진다. 데뷔 초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카라를 묵묵히 응원했던 카라의 팬들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새 멤버를 영입하겠다는 발표와 '카라 프로젝트'의 시작이 너무 빨랐다. 강지영의 전속 계약이 끝난지 불과 한 달이 지났다. 팬들에게 새 멤버 영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과정이 없었다. 일부 팬들은 DSP미디어의 이런 발빠른 움직임에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카라의 새 멤버 후보인 시윤. (사진=DSP미디어)
 
◇팬들과의 교감이 첫 번째..다양한 숙제 떠안게 돼
 
주사위는 던져졌다. 니콜이나 강지영을 팀에 다시 데려올 수도 없고, '카라 프로젝트'를 갑자기 중단할 수도 없다. DSP미디어 측은 이미 소진, 시윤 등 두 명의 예비 카라 멤버들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하는 건 카라와 팬들 사이의 충분한 교감이다. 카라는 오는 24일 팬미팅을 열 예정이다. 팀에 남게 된 세 명의 멤버들이 이 행사에 참석한다. 이곳에서 새 멤버 영입과 관련해 팬들을 납득시키고, 앞으로의 국내 활동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멤버 영입 과정에서 풀어야할 숙제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어떤 멤버를 뽑느냐가 문제다. 7명의 후보들이 모두 소속사 연습생이기 때문에 DSP미디어 측에선 이들의 장단점과 특징에 대해 이미 파악이 끝났을 터. 모바일 투표와 실시간 투표, 전문가 점수 등이 더해져 카라의 새 멤버가 결정되게 되는데, 카라의 기존 색깔과 어느 정도 궁합이 맞는 멤버가 선발될지가 관심사다.
 
카라는 7년차 걸그룹이다. 다양한 국내외 공연 경험이 있고, 최고의 인기도 누려봤다. 하지만 새롭게 투입될 멤버는 이제 막 연습생 꼬리표를 뗐을 뿐이다. 기존 멤버들과 새 멤버 사이의 틈을 어떻게 좁힐지, 또 팀 화합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새롭게 투입되는 멤버는 카라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카라의 진정한 멤버로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숙제도 떠안게 됐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욱 기자
정해욱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