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가족 대표 17명을 만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이번 참사로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오후 4시 50분쯤부터 시작된 면담은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먼저 "그동안 정부가 구조 수색과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러 가지에서 서운하다는 생각을 하셨으리라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의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한 학생의 아버지는 비통함을 토로한 뒤 "제 아이를 포함한 많은 희생자들이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가장 가치 있고 고귀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 대통령의 포함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추모비라든가 추모공원이라든가 많은 의견을 들었고 그것을 기초로 더 의미 있게 기릴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사고 초기 구조작업에 대한 아쉬움도 쏟아져 나왔다.
한 유가족은 "구조 초기 해경이 왜 선내 진입을 안 했는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창문 유리를 깨려고 몸부림치고 절규하는 모습을 해경은 못 봤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검경수사본부에서 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수사에 대해서는) 걱정하시지 않도록 제가 각별하게 챙기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독립성·전문성 갖춘 진상조사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특별법은 저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검경 수사 외에도 진상규명을 하고 특검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대표발의한 '세월호 특별법'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유가족 측은 진상규명 과정에서 가족들이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가족 측 요청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 과정을 유족 여러분하고 철저하게 공유해서 그 뜻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며 "민간에 수사권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겠느냐 하는 것은 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음의 치료를 도와드리면서 생계나 생활 안정에 어떻게 도와드릴 것인지 앞으로 좀 더 세밀하게 의논해 챙기려 한다"며 이번 사고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에 지원 문제도 함께 언급했다.
◇ 16일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면담 중인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