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초반부터 맹폭을 가한 삼성이 KIA를 상대로 크게 이기며 선두를 지켰다.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오후 광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상대 원정 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치고 1·3·4회 득점 집중력을 보인 타선으로 KIA에 14-7 대승을 거뒀다.
16일 경기까지 이번주 3승1무로 선두 자리에 올라선 삼성은 이날 경기의 대승으로 1위를 확고하게 지키며 승률 6할1푼7리(21승1무13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위이던 넥센도 이날 함께 이겼지만 삼성이 이기며 선두 탈환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반면 KIA는 전날 4-3 역전패에 이어 이날 또한 패하면서 시즌 승률이 4할4푼4리(16승20패)로 하락했다. 아직 7위와 8위인 SK와 한화에 따라잡힐 수준은 아니지만 이들의 추격을 걱정해야할 상황이 됐다.
◇송은범. (사진제공=KIA타이거즈)
◇KIA 선발 송은범, '2.1이닝 3피홈런 8자책점' 부진투
선취점은 원정팀 삼성이 기록했다. 삼성은 1회초 톱타자 나바로의 좌전안타와 박한이의 투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 득점 찬스에서 채태인이 우중간을 활짝 가르는 3루타를 치면서 점수를 뽑았다.
초반부터 터진 삼성의 득점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채태인이 상대 폭투로 홈에 들어왔고, 최형우의 전광판 아래로 떨어지는 홈런과 박석민의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홈런이 연이어 기록됐다. 1회부터 삼성이 순식간에 4-0으로 KIA에게 멀찌감치 달아났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은범은 뒤이은 이승엽과 박해민을 투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이닝을 겨우 종결했다. 지난 11일 한화전 승리 이후 엿새만에 등판해 팬들에게 다시 좋은 투구를 기대하게 했던 송은범이었지만 광주 홈팬들에게 너무 기나긴 1회였다.
3회에도 송은범은 최형우와 박석민을 볼넷과 우전안타로 내보낸 후 이승엽에게 초구 좌전안타를 줘 스스로 무사 만루의 실점 위기를 엮었다. 이후로 최형우는 박해민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을 밟았고, 박석민은 포수 실책으로 득점했다.이흥련의 3루 강습타구 때 김주형의 빠른 송구를 받아낸 포수 백용환이 3루주자 박석민의 태그를 못한 것이다. 결국 박석민은 백용환은 살짝 피해서 홈을 밟고 점수를 냈다.
송은범의 부진은 멈출줄 몰랐다. 이흥련이 폭투로 2루로 진루해 형성된 1사 2, 3루 위기에 김상수에게 좌익수 뒷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내준 것이다. 순식간에 점수는 9-0으로 급격히 벌어졌다.
송은범은 결국 나바로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송은범의 공식 기록은 '2.1이닝 7피안타(3피홈런) 4볼넷 1탈삼진 9실점(8자책)'. 불과 2.1이닝이지만 무려 72구나 던졌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6.27에서 7.72로 치솟았다.
◇김상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받은만큼 되돌려준' 삼성, 4점 주고 4점 뺏어와
KIA는 3회말 4점을 내면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고영우와 신종길의 2루타를 엮어 1득점을 내더니, 이대형의 안타를 더해서 만든 1사 2, 3루 득점 찬스에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의 쓰리런포로 3득점했다. KIA 팬이 가득 찬 관중석에 슬슬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원삼은 나지완와 이범호를 삼진과 이범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종결했고, 삼성은 4점을 잃은 만큼 4점을 얻었다.
삼성은 선두타자 박석민의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 등으로 엮은 1사 2, 3루 득점 찬스에 포수 이흥련의 중전안타와 김상수의 좌전안타로 연신 점수를 냈다.
4회초 KIA의 투수 박경태는 나바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2사 1, 2루 실점 위기를 넘길 것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폭투로 타자들을 진루시키고 박한이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내줘 3회말 얻은 4점을 도로 돌려줬다. 삼성은 '9점차 리드'를 다시 되찾았다.
양팀 모두 5회는 득점 없이 넘겼다. 모두 1사 1, 2루 득점 찬스를 얻었지만 삼성은 병살타로, KIA는 삼진과 뜬공으로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
◇KIA, 끝내 14-7 대패
6회를 시작할 당시 13-4로 이미 승기는 삼성으로 기울었다. KIA가 9점차를 5점차로 겨우 좁히니 삼성이 다시 5점차를 9점차로 벌렸다.
삼성의 9점차 리드는 8회초까지 이어졌다. 6회초 삼성이 1점을 내며 10점차로 벌렸지만 다시 KIA에서 1득점해 9점차로 좁혔고, 양팀 모두 투수가 바뀐 7회에는 득점 기회를 서로 각각 엮었지만 점수를 내지 못했다.
8회에 KIA는 2점을 내면서 추격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였다. 하지만 삼성 투수인 김희걸의 잇따른 폭투 때문에 어부지리로 얻은 득점이었고, 이미 벌어진 9점차의 점수를 금방 따라잡기는 여러모로 어려웠다.
결국 이날 경기는 삼성이 14-7로 이기며 막을 내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정확히 100구를 던지며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2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결과로 보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나 타선이 이날 일찌감치 점수를 기록하며 시즌 5승을 쉽게 얻었다.
KIA는 선발 송은범이 '2.1이닝 7피안타(3피홈런) 4볼넷 1탈삼진 9실점(8자책)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며 추격하기도 어려웠다. 5점차로 좁히긴 했지만 곧바로 9점차로 벌어지면서 역전 희망을 일찌감치 접어야 했다.
송은범은 물론 박경태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수비에서도 포수와 유격수 등이 실수가 잇따라 터져나오며 KIA는 스스로 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엮었다. 외국인 타자 필이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빛이 바랬다.
한편 18일 같은 곳에서 진행될 KIA-삼성 경기의 선발 투수는 임준섭(KIA)와 윤성원(삼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