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증권사들이 예상한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실제 결과와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분석대상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반대로 줄어든 경우가 전체의 60%에 달해 증권사들의 미흡한 리서치 역량 수준을 드러냈다.
21일 뉴스토마토가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상장사 131개의 평균 실적을 분석한 결과, 78개(60%)의 영업이익이 전망치에 비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추정치와 실제 실적의 격차(괴리율)가 20%가 넘는 경우도 37개(28%)에 달했다.
증권사들은
NHN엔터테인먼트(181710)의 1분기 영업이익을 3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22억원을 기록하면서 실적 괴리율이 26%를 나타냈다.
삼성전기(009150)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95억원이었지만 실제 실적은 151억원에 그치면서 괴리율이 49%에 달했다.
CJ CGV(079160)도 221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96억원을 기록하면서 그 격차가 57%나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큰 격차를 보이는 원인을 정보력 부족과 국내 업계의 특성 때문으로 보고 있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리서치 인력은 인프라가 크지 않고 정보력도 부족해서 실적전망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분석 보고서를 작성할 때 나쁜 것은 감추고 좋은 것은 키우는 편향성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내 증권사는 브러커리지 의존도가 높아 기업분석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과 인센티브가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증권업이 투자은행(IB) 쪽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서치 역량을 높이는 게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실장은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세계적인 IB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리서치 능력이 큰 배경이 됐다"면서 "구조조정을 하면서 리서치분야를 축소해 비용을 줄이려는 경향이 많은데,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의 중요한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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