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사진제공=더 엠(The M))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결국 이대호와 오승환의 맞대결은 열리지 못했다. 그런데 오승환의 등판 기회를 앗아간 선수가 바로 이대호란 사실이 이채롭다.
이대호는 23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서 열린 한신타이거즈 상대 인터리그 경기에서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1-2로 뒤진 6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한신 오른손 선발 투수인 랜디 메신저를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쳤다. 이날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쳐 소속팀의 4-2 역전승을 주도했고, 종전 2할7푼7리던 시즌 타율을 2할8푼2리로 높였다.
이날 경기는 올해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이 이대호와 만나는 첫 소속팀 맞대결로 많은 한·일 야구 팬들에게 관심을 모았다. 시범경기에서 두 팀이 맞붙은 적은 있지만 정규 시즌에선 처음 겨룬다. 한국에서는 이대호가 오승환에게 통산 '25타수 8안타(3홈런)'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대호는 전날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오승환은 머릿 속에 없다. 우리(소프트뱅크)가 이길 경우, 오승환은 나오지 않는다"며 "메신저와 노미만 의식할 뿐이다. 오승환이 나오지 않는 게 최고"라고 말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 경기 전에는 "(오)승환이가 나오는 것은 우리 팀이 지는 것이다. (오)승환이는 신경쓰지 않고 팀이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이대호는 최근 자신이 한 말을 다 지켰다.
이대호는 2회 선두타자로 나와 한신의 선발 투수인 랜디 메신저를 상대했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2B-2S 상황서 5구째 3루수 땅볼로 고개를 떨궜다.
그렇지만 4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엔 시속 123㎞의 커브 구질를 받아치며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다만 후속 타자 하세가와 유야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추가 진루에는 끝내 실패했다.
홈런은 6회 터졌다. 팀이 1-2로 뒤진 6회말 무사 1, 2루 및 3B-2S인 풀카운트 상황에서 8구째 시속 148㎞ 짜리 낮은 패스트볼을 잘 걷어올리며 가운데 담장 위를 넘긴 것이다. 이로써 그는 20일 히로시마전(4타수 2안타) 이후 2경기 만에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했다.
◇오승환, (사진=이준혁 기자)
이대호는 8회 맞이한 마지막 타석서 2루 뜬공으로 물러난 뒤 대수비 혼다 유이치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다른 선수보다 먼저 경기를 마치긴 했지만 이날 소프트뱅크의 극적 역전승을 이끈 주역은 단연 역전포의 이대호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역전홈런을 앞세우며 4-2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팀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끝내 등판하지 못했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24일 한신과 야후오크돔에서 한 경기를 더 치른다. 오승환-이대호 맞대결이 성사될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오승환의 한신이 속한 센트럴리그와 이대호의 소프트뱅크가 속한 퍼시픽리그의 인터리그에서 한신과 소프트뱅크의 대결은 이날과 24일 외에 다음달 8~9일 2차례 있다. 다음달 2연전은 한신의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