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직속상관을 모욕하고 군납비리 사건에 관한 유언비어를 국회의원과 기자들에게 배포한 군무원에 대한 해임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품위유지의무 위반 및 복종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해임처분을 당한 해군 군무원 이모씨(54)에 대한 상고심에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상관에 대한 반복적인 경멸의 의사표시는 그의 상관으로서의 사회적 평가를 해치는 모욕행위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불만의 토로나 결례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또 "원고에게 적용되는 복종의무위반(상관모욕), 품위유지의무위반(군풍기위반) 등의 비행건명 중 복종의무위반은 이 사건처럼 고의에 의해 반복적으로 이뤄진 경우 '파면' 또는 '해임'의 징계를 하도록 정해져 있으므로 별도의 사정이 없어도 원고에게는 이를 1단계 가중한 '파면'처분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외에도 군납비리사건과 직무관련성도 없고 사실관계도 모르는 원고가 국회의원 보좌관이나 기자 등을 접촉하고 나아가 유언비어를 유포했으며, 직속상관에 대한 반복적 모욕이라는 징계사유까지 인정되는 이상 다른 징계사유를 제외하더라도 중한 징계가 불가피하다"며 "이와 달리 해임처분이 재량권 범위를 일탈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해군 5급 공무원으로 직속상관으로 현역 군인인 과장의 지시를 번번히 무시하고 과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다른 동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과장이면 다냐" "해보자는 거냐" "자기가 똑똑한 줄 아느냐"는 등 공개적이고 반복적으로 모욕한 혐의 등으로 해임처분을 받았다.
이씨는 이와 함께 국정감사 기간인 2009년 10월 모 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해군이 진해 관련 사업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 모 중령이 언론에 해군의 총체적 비리를 제보했는데 내 동생 같은 사람이다.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국회에서 문제를 삼아달라"고 요구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계근단 군납비리사건'에 대해 기자에게 허위정보를 제공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 2심은 군납비리 등에 대한 유언비어 유포는 징계사유로 인정하면서도 과장에 대한 욕설 등은 "불만토로의 차원이었을 뿐 모욕정도로 볼 수 없어 이씨에 대한 해임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해 위법하다"고 판단, 해임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