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연휴 대목 첫 날..외화 강세에 밀린 한국영화

입력 : 2014-06-05 오후 12:43:47
◇'끝까지간다'-'우는 남자'-'엣지 오브 투모로우'-'하이힐' 포스터 (사진제공=쇼박스 미디어플렉스,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6월 4일 지방선거에 이은 현충일과 주말로 이어지는 6월 연휴 대목 첫 날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우세했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엑스맨: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이하 '엑스맨')>가 박스오피스 1·2위로 강세를 보인 반면 한국영화들이 밀렸다.
 
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동안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37만7224명으로 1위, <엑스맨>이 17만 70009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지난달 29일 개봉한 <끝까지 간다>가 13만 8281명으로 3위, <우는 남자>가 12만 1864명으로 4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할리우드 영화 <말레피센트>가 11만 5807명으로 5위, 한국영화 <하이힐>이 4만 7664명으로 6위를 기록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황금연휴를 크게 기대했다. 장동건과 김민희 주연의 <우는 남자>와 차승원 주연의 <하이힐>,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이날 개봉한 것도 연휴대목을 노린 이유다. 또 <끝까지 간다> 역시 대작들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해 그 기세를 몰아 황금연휴 흥행을 기대했다.
 
하지만 전체 극장 관객은 다른 연휴 때보다도 많지 않았다. 지난해 최대 황금연휴였던 추석 연휴 때 영화 <관상>이 18일 하루 동안 61만 5864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에 비해 이번 연휴는 1위가 37만명, 2위가 17만 명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영화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사전투표제 실시로 정상 출근한 회사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좋은 날씨 탓에 극장보다는 야외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1~2위 메이저 배급사로 불리는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우는 남자>와 <하이힐>의 부진이 눈에 띈다.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마케팅 공세로 이번 황금연휴에 승부를 걸었다. 이 때문에 첫 날부터 두 영화가 관객몰이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박스오피스 1위와 2위를 할리우드 영화에 내줬을 뿐 아니라, 2주차에 돌입한 <끝까지 간다>에 비해서도 밀렸다. 지난주 <엑스맨>을 힘겹게 따돌리며 1위에 올라선 <끝까지 간다>에 대해 영화계는 <우는 남자>와 <하이힐>이 개봉하면 기세가 꺾일거라 예상됐다. 자체 극장을 보유하지 못한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영화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예상을 뒤집었다. <끝까지 간다>가 선전한 반면 신작 프리미엄이 있음에도 <우는 남자>와 <하이힐>은 밀렸다. 영화계는 두 영화가 기대와 달리 평단의 호평을 받지 못한 점과 대작들이 많아 영화관을 500개 이상 걸지 못한 점을 첫 날 관객동원 실패의 이유로 보고 있다.
 
황금연휴의 본격적인 돌입을 앞두고 한국영화들은 초조한 상황이다. 한국영화 세 편의 하루 동안 흥행성적이 <엣지 오브 투모로우> 한 편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역린>과 <표적> 등 5월 대목을 노린 영화들이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6월도 상황이 썩 좋지 않다"며 "그래도 이제 시작이니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올해 한국영화들이 이번 연휴 기간 동안 할리우드 영화들과 맞상대해 끝내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함상범 기자
함상범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