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안방 뺏길라"..몸값 낮춘 수입차에 '총력전'

입력 : 2014-06-05 오후 4:14:10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이 올해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5월까지 국내시장에서 현대차가 28만6519대, 기아차가 18만3262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2.4% 성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시장 평균 성장률이 3%를 웃돌면서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약 7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5월까지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대형 상용차 약 3만3000여대를 통계에서 빼면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70%를 밑돌게 된다.
 
◇상용차 판매분을 제외한 5월까지 누적판매 통계.(자료=각 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이 같은 현상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3사의 꾸준한 신차 공세는 물론, 수입차들의 가격인하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11년 한-EU FTA 체결 후 단계적으로 축소돼 온 유럽산 자동차의 관세가 오는 7월1일부터 0%로 책정돼 아예 사라지게 되면서, 대중성을 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인하분을 선반영하는 등 가격하락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최근 준중형 세단 '제타'의 가격을 최저 2990만원에, 7세대 '골프'를 최저 3220만원에 내놓으며 국산 자동차와의 가격 격차를 더욱 좁혔다. 시트로엥도 지난달 해치백 'DS3'의 가격을 100만원인하해 3090만원에 내놨고, 푸조는 '308 스포티움'의 가격을 290만원 내린 2950만원에 한정 판매하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류비 등을 활용해 현대·기아차가 독식하던 국내시장을 넘보고 있다. 특히 토요타코리아가 올 하반기 신형 캠리를 2000만원대 중후반에 내놓을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면서 현대차는 더욱 비상이다.
 
캠리가 2.5리터와 3.5리터급 모델로 출시될 것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올해 5월까지 승용부문 누적 판매량에서 유일하게 판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쏘나타와 제네시스는 물론, 십수년째 국내 대표 고급세단을 표방해온 그랜저에도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BMW·아우디·벤츠 등 독일 프리미엄 3사 중형세단의 판매량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현대차로서는 더욱 부담이다.
 
이러한 수입차들의 공세를 막기 위해 현대차가 먼저 빼든 카드는 지난달 29일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신차 AG와 그랜저 디젤이다. 이날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 담당 이사는 "수입차에 비해 상당히 좋고품격있는 프리미엄 세단이므로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입 중형세단에 정면 대응할 모델로 AG와 그랜저 디젤을 꼽았다.
 
◇현대차가 지난달 29일 부산모터쇼에서 공개한 AG와 그랜저 디젤.(사진=현대차)
 
가격 하락폭을 키워가고 있는 저가 수입차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확실히 나아진 판매 조건을 내걸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돌리고 있다. 구형 모델들의 현금 할인폭을 확대하는 한편 초저금리 혜택을 부여해 차량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갤럭시S5를 무상지원하거나 중고차가격을 보장해 주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신차 출시와 할인폭 확대 등 다양한 정책으로 맞서고 있지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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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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