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엇갈린 이인제, 김무성의 운명은?

입력 : 2014-06-06 오전 10:10:21
[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지난 4일 치러진 6·4 지방선거 여파로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들의 입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
 
특히 광역자치단체장에 도전한 후보들과 특정 지역을 전담 지원한 중진 의원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여권 내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고수했던 정몽준 전 의원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수도 서울 탈환을 위해 박원순 현 시장과 맞붙었던 정 전 의원은 약 60만 표 상당의 격차를 보이며 힘없이 패배했다. 그는 여당세가 강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도 박 시장에게 총 득표수가 밀렸다.
 
이번 선거 패배는 정 전 의원에게 여러모로 악재다. 우선 여권 내 입지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또 향후 대권 경쟁 가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현 시장에게 패한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흔들릴 전망이다. ⓒNews1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당후사(先黨後私) 정신을 몸소 실천한 정 전 의원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사실상 지도부에 의해 차출된 그가 당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은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여권 내 친박 주류에 밀려 비주류의 길을 걸었던 비박계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와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 재선에 성공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중 남 당선자는 수도권 전패 위기에 몰렸던 새누리당을 구했다는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는다.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하다 지도부의 간곡한 요청에 뒤늦게 출마한 남 당선자는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가까스로 따돌리며 경기 수성에 성공했다.
 
남 당선자는 경기도정을 이끌며 여권 내 입지 상승이 예상된다. 경기도는 인구가 가장 많은 광역자치단체이며 역대 경기지사를 역임한 이인제·손학규·김문수 전 지사는 모두 대선 주자급으로 성장했다.
 
지난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정계를 떠났다 제주지사로 화려하게 복귀한 원 당선자의 행보도 주목된다. 제주지역과 중앙정치 간 물리적 거리감은 분명하지만 사법(검사)과 입법(국회의원)을 모두 거친 그가 행정까지 경험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경남지사 재선에 성공한 홍 지사는 꺼져가던 대권 불씨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 요직(원내대표-최고위원-당대표)을 모두 역임했음에도 지난 19대 총선 낙선 이후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았던 그는 지난 대선과 함께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가까스로 부활했다.
 
여당의 텃밭이란 지적이 있지만 친박 지도부 도움 없이 스스로 재선을 이뤄낸 홍 지사는 향후 여권 내 입지가 탄탄해질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 수성에 올인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새누리당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힙겹게 승리했다. ⓒNews1
 
이번 선거 결과는 또 대권을 노리는 중진들의 입지도 바꿔놨다. 이인제 의원은 충남 싹쓸이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충남·북, 대전, 세종 등 충청권을 모두 야당에 내주며 대패했다.
 
반면 부산 수성에 성공한 김무성 의원의 위세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선거 유세 기간 대부분을 부산에 할애하며 서병수 후보의 당선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덕분에 새누리당은 낙동강 벨트를 사수했다.
 
8년간 무난하게 경기도정을 이끈 김문수 경기지사는 7월 전당대회나 재보궐 선거를 통해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새누리당이 경기 수성에 성공해 향후 부담감 없이 중앙정치에 돌아올 명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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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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