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 소니가 주도하고 있는 울트라HD(UHD) TV 시장에서 '포맷 전쟁'이 한창이다. 양사의 UHD TV 콘텐츠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 파일형식을 나타내면서 시장 성장의 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UHD TV 콘텐츠의 최대 강자로 꼽히는 소니의 영상 콘텐츠가 삼성전자, LG전자 TV와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LG가 제작한 UHD TV 콘텐츠 역시 소니 TV에서 재생되지 않는다. 한국, 일본 회사 간 서로 다른 파일 포맷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소니의 경우 UHD TV 초기부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다가 최근 삼성전자에 역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관련 엔터테인먼트, 방송 장비 시장의 강자답게 콘텐츠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TV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UHD TV 매출 점유율은 21.6%(3억1905만 달러)로 1위를 기록했다. 이미 시장 주도권을 잡은 만큼 관련 매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소니는 9.8%(1억444만 달러)의 점유율로 5위에 그쳤다.
소니가 독자적인 포맷을 사용하는 것은 UHD TV 콘텐츠의 확대가 삼성전자의 TV 점유율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소니 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거나 소니의 장비로 제작된 UHD TV 영상을 삼성 TV에서는 볼 수 없게 만들면서 소니 TV의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우려 섞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도 소니와 삼성전자는 독자 플랫폼을 추구하다가 실패한 사례가 적지 않다. 소니의 경우 비디오 플레이어 시절 베타맥스, DAT 등의 독자 포맷을 사용하다가 실패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독자적인 운영체제(OS)인 '바다'를 내놨다가 뼈저린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국내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텐츠의 형식에 제약을 두게 되면 결국 소비자에 대한 제약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소비자로서는 큰 비용을 지불해 4K TV를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간 '포맷 전쟁'으로 소비자 권리에 제약을 두는 것은 오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삼성전자, 소니의 전략 UHD TV 모델.(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