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삼성그룹주 급락이 코스피 발목을 잡았다. 기대를 모았던 유럽중앙은행(ECB)발 훈풍이 무색하게 코스피는 1990선에 머물렀다.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4포인트(0.27%) 내린 1990.04로 장을 마쳤다.
지난 5일(현지시간) ECB는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단기 예금 금리는 마이너스 0.1%로 내렸다. 이에 따라 개장 전부터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미국 증시도 6일(현지시간) 일제히 오른 가운데 코스피도 2000선 위에서 상승 출발했지만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동안 고공행진했던 삼성그룹주의 동반 급락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장 중 한때 코스피는 1990선을 이탈하기도 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그룹주로 편중된 물량이 ECB의 부양책 제시와 함께 빠졌고, 그동안 소외됐던 소재, 산업재로 확산됐다"며 "삼성그룹주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3억원을 사들였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4억원, 205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3195억원 매수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7.49%), 전기·전자(2.49%), 전기가스(1.57%), 운수창고(1.35%) 등이 하락했다. 철강·금속(1.69%), 건설(1.53%), 섬유·의복(1.28%), 의약품(1.21%) 업종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가 3.29% 내렸고, 삼성물산은 7% 이상 떨어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4.53%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포인트(0.17%) 오른 524.03으로 마감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0원(0.42%) 내린 1016.20원으로 마감됐다.
곽 연구원은 "여전히 ECB 정책 효과가 코스피 박스권 탈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9일 코스피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