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21일만에 금수원 재진입이라는 초강수를 빼 든 검찰의 압수수색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1일 오전 8시경부터 12시간 넘게 금수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오후 8시쯤 마무리했다.
현재 검찰은 압수수색 및 돌발상황에 필요한 일부 검경 인력을 금수원 내에 남기고 외곽에서 경비에 들어갔다.
검찰은 내일도 압수수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 효력기간은 일주일로, 길게는 이번 주말을 포함해 다음 주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야간수색도 가능하다.
검찰의 핵심 목표는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현상수배)의 도피를 지휘한 ‘신엄마(64·여)’와 ‘김엄마(59·여)’, 최근까지 유 전 회장을 태워 도피행각을 벌인 양회정씨(55·
사진) 등에 대한 검거다.
이들 3명 외에도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15명이 함께 검거 대상리스트에 올라 있다.
‘엄마’는 유 회장이 이끌고 있는 기독복음침례회(구원파) 평신도 중 간부급 여신도를 일컫는 명칭이다.
검찰은 이 ‘두 엄마’가 지방에서 유 회장의 도피를 지원 내지 지휘한 것으로 보고 추적했으나 성과가 없자 금수원으로 숨어든 것으로 보고 직접 금수원 진입을 결정했다.
양씨 역시 마찬가지다. 양씨는 도주 초기 운전사로 유 회장과 함께 도주하다가 수사망이 좁혀오자 유 회장과 헤어져 단독으로 수배차량을 운전하며 검찰의 추적을 교란시켰다.
검찰은 그러나 이날 압수수색에서 이들을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금수원 안의 떡공장 인근에서 ‘김엄마’의 이름이 적힌 하이패스카드와 신분증을 압수했을 뿐이다.
‘두 엄마’를 포함한 총 18명의 대상자 중 검찰이 검거한 피의자들은 임모씨(62) 등 5명에 불과하다.
검찰은 이들 5명을 범인은닉도피 등의 혐의로 검거해 연행했으며, 압수수색을 격렬히 방해한 50대 남자 평신도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압수수색 시간은 비교적 긴 편이지만 향후 압수수색에서 검찰이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는 미지수다.
금수원 자체가 넓다고는 하지만 12시간 동안 경찰병력 2000여명이 집중적으로 압수수색을 했음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두 엄마’와 양씨가 이미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금수원 정문 앞에 내걸린 '세월호 진상규명 현상금 5억원' 현수막. 구원파측은 검찰의 강제진입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세월호 진상규명 포럼'을 구성할 것과 세월호 진상을 규명해 주는 전문가에게 5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사진=박중윤 기자)
진입 전 유 회장이나 장남 대균씨(44·현상수배)가 혹시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까지 있었지만 유 회장 부자는 물론 ‘두 엄마’와 양씨 역시 금수원 내에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검찰로서는 향후 수사 부담은 물론 ‘역량 부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론전을 펼치며 심리적으로 검찰을 압박하고 있는 구원파측의 ‘종교탄압’이라는 주장 역시 한층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구원파측은 검찰의 강제진입에 앞서 5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민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세월호 진상규명 포럼’을 구성하겠다”며 검찰의 심기를 건드렸다.
한편, 이날 압수수색에는 경찰헬기와 군견, 채증을 위한 정보요원 등이 대거 투입되며 구원파 신도들의 압수수색 방해에 대비했다.
지난달 21일 첫 금수원 압수수색 당시 구원파가 조직적으로 진입을 방해하는 바람에 압수수색 작전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구원파는 조계웅, 이태종 두 대변인의 성명서 발표만 마치고 곧바로 금수원 문을 열어 길을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