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앵커 :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 뜻이라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 후보자는 또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니 굳이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정치팀 박수현 기자 연결합니다. 박 기자.
기자 : 네. 국회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 문 후보자가 해명을 했다고요.
기자 : 문창극 후보자의 망언들이 어제 저녁 알려진 뒤부터 논란이 번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나서는 문 후보자에게 기자들이 사과할 계획이 없냐고 질문했는데요. 문 후보자는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 셈인데요.
그렇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문 후보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글들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 기고가로서 쓴 것이고,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그리고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되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나갈 것이며 국회 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한 대목은 문 후보자가 이 문제로 사퇴할 의사는 없음을 내비친 부분으로 보입니다.
앵커 : 들어보니 간접적인 유감 표명 수준이지 적극적인 사과는 아닌 것 같네요. 여야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새누리당 실세로 꼽히는 윤상현 사무총장은 말 몇 마디 가지고 삶을 재단하고 생각을 규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말로 문 후보자를 두둔했습니다. 정치인이 마음껏 말하듯 언론인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으며, 진영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편을 갈라 따지 붙이는 것은 후천적인 정치, 분열의 정치, 갈등의 정치라는 겁니다.
다만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문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어 향후 당내 여론 추이가 주목됩니다.
반면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무난히 통과했을지 몰라도, 국민의 인사검증은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인사를 보면 국정운영의 방향을 알 수 있다며 친일·식민사관이 확인된 문 후보자를 총리로 내정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앵커 : 박 기자. 총리 후보자가 문제로 대두된 건 박근혜 정부에서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 박근혜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은 출범도 하기 전부터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초대 총리로 지명했던 김용준 후보가 각종 의혹으로 취임식 전에 낙마했기 때문입니다. 출범 이후에는 문창극 후보자처럼 극우 논객으로 활약하다 박 대통령이 발탁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전대미문의 성추문 사건을 일으켰었고요.
올해에도 시스템 마비는 여전해 문 후보자보다 앞서 지명됐던 안대희 총리 후보도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여 5월 28일 자진사퇴했습니다. 인사 참사가 되풀이되는 것에 대해 실패에서 교훈을 찾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이 와중에 오늘 오후 청와대 참모진이 일부 개편됐다면서요.
기자 : 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정무수석에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을, 경제수석에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을, 민정수석에 김영한 전 대검 강력부장을, 교육문화수석에 송광용 전 서울교대 총장을 각각 내정했습니다. 앞서 윤두현 YTN플러스 대표가 홍보수석에 임명되었으니 5명의 수석이 교체된 셈입니다. 오늘 발표된 네 명의 신임 수석들 모두 친박 인사로 분류돼 박 대통령이 친정체제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는 정권의 핵심 김기춘 비서실장은 결국 유임됐습니다. 김 실장은 야당의 강력한 해임 요구에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로써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완료됐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면 된다고 확인해줬습니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내일 인적쇄신의 일환으로 중폭의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뉴스토마토 박수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