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사람들은 월드컵처럼 큰 경기가 있을 때 모든 국민이 TV를 켜기 때문에 전력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실제는 그 반대였다.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출근·조업시간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18일 전력거래소가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각) 우리나라와 러시아 간 월드컵 경기가 중계될 때의 전력수요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경기 시작 두시간 전인 새벽 5시까지는 전력수요가 증가하다가 경기 시작 30분 이후부터 전력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경기 종료 시점인 오전 8시50분경 전력수요 감소치는 약 240만㎾로 이는 원자력발전소 2기의 가동량에 맞먹는 수치다.
◇18일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월드컵 축구 경기 때의 전력수요 변동치(자료=전력거래소)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산업현장에서 근로자들에게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 시청·응원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출근·조업시간을 조정해 전력수요가 감소했다"며 "이는 국가대표팀 경기 때 경제활동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두번째 경기인 알제리전(23일)과 세번째 시합인 벨기에전(27일)에서는 전력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각각 새벽 4시와 새벽 5시에 열려 산업현장에서 근무시간 등을 조정할 필요가 없는 데다 오히려 새벽에 TV를 보는 전력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력거래소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 월드컵 때 새벽 3시30분에 열린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의 경기 때는 전력수요가 약 140만㎾의 상승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