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되고 삼성 안되는 'UHD 월드컵'

입력 : 2014-06-20 오후 5:23:46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LG전자가 UHD TV에 UHD 생중계 수신 서비스를 지원하면서 꿈의 ‘UHD 월드컵’이 현실로 구현됐다. 삼성전자에게는 여전히 꿈이다.
 
최근 LG전자는 자사 UHD TV에 방송 수신 업그레이드를 위해 동글형 UHD 실험방송 수신기기를 무상 지원키로 하고 해당 내용을 LG전자 서비스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로써 LG UHD TV 구매고객은 다음 달 열리는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과 결승전을 UHD 화질로 생중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받는 LG UHD TV는 월드컵 중계권을 가진 SBS가 송출하는 UHD 화질의 생중계 영상을 수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다. 다음 달 부로 신청접수를 시작하는 해당 서비스는 LG전자 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대상이 되는 모델 등을 확인하고 신청하면 서비스 기사가 방문해 설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현행 UHD 방송 특성상 수도권 지역 거주자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대대적인 ‘UHD 월드컵’ 마케팅 활동을 벌여왔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가 아닌 탓에 직접적인 광고를 펼치진 못했지만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세계적 스포츠 축제인 만큼 다양한 광고와 응원 캠페인 등을 통해 축구관련 콘텐츠를 적용, 앰부쉬(Ambush) 마케팅을 펼쳐왔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TV시장의 호재로 작용하는 만큼 월드컵 특수를 확실히 누리겠다는 전략이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로 한껏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해보겠다는 의지도 포함됐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와 마케팅 활동으로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했던 UHD TV가 정작 UHD 화질의 월드컵을 구현하지 못하자 빈축을 샀다.
 
지상파가 브라질 월드컵 UHD 방송을 시험적으로 송출하고 있지만 관련 전송규격이 표준화되지 않아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 중에는 이를 수신할 수 있는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꿈의 UHD 화질로 보는 월드컵이 진짜 ‘꿈’이 돼 버린 것이다. UHD 화질로 월드컵을 즐길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소비자들은 기만당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UHD TV를 구입한 직장인 김보규(남, 31)씨는 “UHD TV를 사면 당연히 UHD 화질로 월드컵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하나하나 따져보긴 어려운 일인데 왠지 속은 듯한 기분인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이 같은 시장의 불만을 반영해 뒤늦게라도 UHD 화질의 월드컵 생중계를 수신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가 난처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UHD TV로는 지상파에서 송출하는 UHD 실험 방송 생중계를 수신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지난 13일 LG전자가 LG전자 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한 울트라HD TV 방송 수신 업그레이드 안내 화면 캡쳐(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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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