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의료영리화 정책에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와 보건의료노조, 김용익·이목희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료영리화에 찬성하는 국민은 23.1%에 불과했고, 69.7%가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의료영리화에 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주요 질의는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한 찬반 ▲외부 자본이 병원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의견 ▲호텔, 목욕탕, 여행업, 건물임대업, 의료판매 등 병원 부대사업을 추가로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의견 ▲법 개정 없이 부대사업 확대와 영리자회사 설립 허용을 추진한 것에 대한 의견 등 크게 4가지로 구성됐다.
우선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해 찬반을 묻는 말에 69.7%가 '반대한다'고 응답한 반면 23.1%는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2%였다.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68.6%가 "병원비가 오를 수 있어 반대한다"고 답했다. '의료 서비스 개선' 등의 이유로 찬성한다는 응답은 25.3%에 불과했다.
또 부대사업을 추가로 허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6.6%가 "환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이므로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28.5%는 "환자 편의가 늘어나므로 찬성한다"고 말해 희비가 엇갈렸다.
법 개정 없이 이번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74.1%가 '의료법 위반'을 주장하며, 4가지 질문 중 가장 많은 반대 응답률을 보였다. 반대로 "정부 방침만으로 추진해도 괜찮다"는 답변은 16.6%에 그쳤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은 이날 회견에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의료영리화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며 "여론 수렴과 민주적 논의 절차조차 없이 강행하고 있는 정책은 그 어떤 설득력도, 정당성도 없다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현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은 "박근혜정부가 더는 국민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의료영리화 정책을 전면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며 "지금 추진해야 할 것은 부족한 공공의료 확충,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의료인력 확충, 획기적인 건강보험 보장률 확대 등 의료공공성 강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4일 서울역에서 조합원 4000여명이 참여하는 경고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이뤄진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2만2075명의 투표자 중 87%인 1만9267명이 찬성했다.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가운데)이 의료민영화 정책에 관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