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지난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지만,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한층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밥돌 누빈 에셋매니지먼트 스트래지스트도 "미국 경제 성장세가 개선되면서 고용 시장 회복과 인플레이션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연준은 이 같은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올라 지난 2012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연준 목표치 2%를 초과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미국 CPI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연준이 물가지표로서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도 지난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1.6% 뛰어 2012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금 가격은 두드러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금 값은 연 초 이후 9.5%나 급등해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인 6.1%를 훌쩍 뛰어넘었다.
도이치뱅크 이코노미스트는 "헬스케어 비용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은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 비용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가 미국 경제가 과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같은 치명적인 위기에 봉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고조되기 앞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역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대한 위험을 간과한 적 있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글루스킨셰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큰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지만 연준은 아직까지 이 같은 변화를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준이 적절한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톰 포첼리 RBC캐피탈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그 동안의 경기 흐름이 아닌 자신들의 경제 전망에 기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연준이 정책 실수를 범하고 정책 결정과 관련해 뒷북 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