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건희 "이부진에 에버랜드 경영기회 주라"

'이재용 대세론' 흔들

입력 : 2009-03-18 오전 10:54:00
[뉴스토마토 안준영기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최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에게 에버랜드 경영 기회를 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부진 전무가 사실상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 경영에 본격 참여하게 됨에 따라 삼성그룹의 후계구도도 이재용 전무 '대세론'에서 재용-부진 남매의 2파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삼성의 고위관계자는 18일 "이부진 전무가 최근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한 것은 이건희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BJ(이부진)가 호텔신라 경영에서 큰 성과를 낸 것을 높이 산 결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BJ의 에버랜드 경영참여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며 "내부에서는 후계 문제와 관련해 이 회장이 JY(이재용)와 BJ를 본격적으로 경쟁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전 회장의 장녀이자 이재용 전무의 여동생인 이부진 전무는 최근 에버랜드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정기보고를 받는 등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부진 전무는 이미 전자와 제일기획 등 각 계열사에서 능력있고 참신한 부장급 인재들을 추려 에버랜드에 배치하는 등 이른바 '친위세력'을 구축했다.
 
특히 이 가운데에는 이 전무의 학연인 연세대 출신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부진 전무가 책임지게 될 사업은 에버랜드 전체 매출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하는 푸드컬처(FC) 부문으로, 환경개발과 에너지를 담당하는 E&A 사업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서다.
 
에버랜드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서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이재용 전무가 지분 25.1%를,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는 8.37%를 보유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이재용 전무 측근그룹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BJ의 부상을 후계구도로까지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면서도 "JY가 최근 이혼문제로 물의를 빚은 상태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면서 이른바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6일 미국 AT&T 초청으로 해외 경영활동에 나섰던 이재용 전무는 출국 40여일만인 17일 귀국했다.
 
뉴스토마토 안준영 기자 andrew@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안준영 기자
안준영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