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가압류 신청 후 제소기간 내에 본안소송을 제기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한 경우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규정한 민사집행법 287조 3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E사가 "본안소송 제기 서류를 기간 내 제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압류까지 취소하도록 한 해당 조항은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기간 내에 채권자에게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그 증명서류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권리관계를 조속히 확정짓고 채권자의 권리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며 "이를 위해 채권자가 법으로 정한 기간 내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법원이 채무자의 신청을 받아 가압류를 취소하도록 한 해당 규정은 적합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자에게 제소기간 이내에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본안의 소제기와는 별도의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 어렵고, 법원 실무에서도 제소기간 내 소제기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신청에 따라 가압류가 취소됨을 안내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해당 조항이 채권자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E사는 2012년 8월 이란 현지 사무소 직원으로 일하던 이란인 A씨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채권으로 A씨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가압류를 명하면서 "가압류 결정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0일 안에 부동산가압류 사건에 관한 본안의 소를 제기하고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라"고 E사에 명령했다.
E사는 법원의 명령을 같은 해 12월7일에 송달받고 본안 소송을 그 달 27일에 제기했으나 이를 증명하는 서류는 20일이 훨씬 지난 다음해 1월 3일에 제출했다.
이후 법원은 E사의 가압류를 취소해달라는 A씨의 신청을 받아 가압류를 취소했고 E사는 가압류 취소의 근거규정인 민사집행법 287조 3항은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사진제공=헌법재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