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세월호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대한항공(003490)이 안전 업무관련 시설을 공개했다.
대한항공은 1일 서울 공항동 본사에서 통제센터와 객실훈련원, 정비격납고 등 대한항공 안전운항 핵심 시설을 공개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대한항공의 객실훈련원에서는 "머리숙여, 진정하세요, 기다리세요"등 큰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신입 객실승무원들과 기존 승무원들이 한데 모여 교육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입 객실승무원들의 출입문 개폐 훈련(왼쪽)과 기존 객실승무원들의 심폐소생술(CPR) 교육하는 모습(오른쪽). (사진=문정우기자)
연면적 7695㎡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객실훈련원에는 각 기종별 출입문 개폐 실습장비, 비상탈출 훈련용 모형 항공기, 화재진압 실습실, 응급처치 실습실, 수영장 등이 마련돼 있다.
◇비상탈출 훈련 모습.. (사진=문정우기자)
신입 객실승무원은 약 1개월 동안 항공기에 관한 기본지식과 안전규정, 위험물, 항공 보안, 응급처치, 각종 비상장비, 감압·화재·비상탈출·비상착수 등의 비상훈련 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존 객실승무원들도 1년마다 정기 안전교육을 받게 된다.
대한항공은 정비시설도 공개했다. 축구 경기장 2개를 합친 규모인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기체와 엔진, 각종 장비와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 개조하며 필요한 부품을 교환하는 등 항공기의 전체적인 상태를 관리 점검하는 작업이 24시간 진행된다.
대한항공은 전체 매출 11조원 중 정비 등 안전비용으로 1조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3400여명의 정비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공항동을 포함해 부산 대저동 등 총 5개 정비 격납고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유하고 있는 전 기종에 대해 비행 전후 점검 등 운항정비, A체크(1~2개월 주기), C체크(약 2년 주기), D체크(약 6년 주기) 등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임동진 상무는 "특히 비행전후점검은 비행 4~5시간 전에 이뤄지는데 이때 점검된 내용이 수정된다"며 "아무래도 기계이다 보니 비행 중 결함이 있을 수 있다. 승객 안전에 저해될 경우 회항해야 하지만 경미한 경우에는 회항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B737-900의 정비 모습. (사진=문정우기자)
아울러 '잠들지 않는 지상의 조종실'로 불리는 통제센터의 문도 열렸다. 1400여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운항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연, 결항 등 운항여부를 결정·조정하는 곳이다.
통제센터는 각 운항 편에 대한 허용 이륙중량, 항로, 고도, 탑재 연료량 등을 산출하게 되며, 기장은 통제센터에서 제공한 비행계획에 따라 항공기를 운항하게 된다. 연료나 항로, 고도 등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자동 경보가 울려 즉시 안전운항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김인규 안전보안실장 상무는 "항공기는 연속적으로 사고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완벽하지 않은 시스템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델타항공의 경우에도 대한항공의 괌 사고 발생 이전 10년간 연속 사고를 겪고 살아남았다"며 "이를 타산지석삼아 델타항공사로부터 극복하고자 했고 현재까지 15년 무사고를 이어가고 있다"고 대한항공이 델타항공으로부터 항공 안전 컨설팅을 받은 것에 대해 설명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항공기는 지난해에도 사고가 있었지만 운송수단 중 가장 안전한 수단"이라며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안전에 대한 마인드 세트(의식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안전에서 중요한 것은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다. 모든 규정과 절차는 완벽하게 마련돼 있는데 사람이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 동안 안전에 대한 문화를 바꾸고 특히 운항승무원들의 안전 마인드 세트를 바꾸는데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요즘은 다이버트(회항)하는 것이 당연하고 회사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당연히 다이버트를 하는 것으로 그만큼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제센터 내 벽면에 위치한 스크린. (사지=문정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