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현대모비스가 부품판매대리점에 대해 자사 제품 외에 다른 제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일 현대모비스가 전국 1400여개의 정비용 부품판매 대리점에게 부품을 공급하면서 자사 부품 외에 다른 경쟁부품을 사거나 판매하지 못하도록 해온 것이 적발됨에 따라 시정명령과 함께 1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대리점은 자동차정비업체에게 정비용 부품을 공급하는 곳으로 2008년 8월 현재 전국 약 1470개가 영업 중이다.
또 현대모비스에서 운영하는 물류센터와 부품사업소에서 부품을 받은 뒤 일반 정비공장이나 부품 소매점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대리점은 현대모비스에서 제공하는 부품만 사용할 의무는 없으나 현대모비스 측에서 2004년부터 대리점 경영매뉴얼을 배포하면서 자사가 공급하는 부품을 '순정부품'으로 호칭하며 이것만을 사용할 것을 지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사 영업사원들을 통해 대리점의 경쟁부품 판매여부를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적발될 경우 각서 또는 확약서를 청구하거나 현대모비스 부품의 공급가격 인상, 할인공급 중단 또는 대리점 계약해지 등의 방법으로 대리점을 통제해 왔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현대모비스 제품은 타사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어 정비부품가격을 끌어올려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모비스 제품이 아닌 타사제품은 현대모비스제품 대비 약 30~83%정도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재활용부품의 경우는 약 26%~37%정도로 판매되어 왔다.
브레이크 패드의 경우 EF소나타를 기준으로 할 때 현대모비스 제품은 3만7000원, 경쟁부품은 1만4000원이었고 카니발의 경우 현대모비스제품은 4만3000원, 경쟁부품이 94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공정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호칭하는 자사제품(순정부품)과 타사제품의 품질이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는 이같은 독점판매 행위로 2007년 정비용 부품매출 1조7360억원을 기록,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했다.
이 중 대부분(85%)이 대리점과 품목지원센터에 대한 매출(1조4790억원)인 것으로 밝혀져 대리점에 대한 독점판매 강요가 현대모비스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드러났다.
한철수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 적발로 정비용 부품의 경쟁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독립 중소 부품제조업체가 보다 쉽게 부품을 공급해 소비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