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서울대병원이 설립한 자회사 헬스커넥트가 위법 논란에 휩싸이면서 의료민영화 철회를 위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공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노동조합 등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헬스커넥트 철수와 함께 특별감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은혜 의원은 "지난달 말 국회입법조사처는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이 자회사 등을 설립하거나 투자를 통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 현행법 입법 취지에 위배된다고 밝혔다"며 "이에 따라 그동안 서울대병원이 운영한 헬스커넥트 주식회사는 위법"이라고 규정했다.
유 의원은 "서울대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교육부는 서울대병원이 지분매각 등을 통해 즉시 헬스커넥트에서 탈퇴하도록 해야 한다"며 "또 위법적인 헬스커넥트 설립이 결정되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특별감사를 통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헬스커넥트는 지난 2012년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017670)이 각각 100억원씩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 'EMR(전자의무기록) 표준화 및 디지털 콘텐츠 편집 저작물을 회사 존속 기간 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의 방법으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또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 '서울대병원의 기본 표장과 등록 또는 출원 중인 서비스표를 국내외에서 사용계약 체결일로부터 20년간 헬스커넥트가 출시하는 상품 및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환자의 개인 의료 정보를 주식회사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서울대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 SK텔레콤에 개인의 의료정보가 영리 목적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만일 해당 통신사가 해킹이라도 당한다면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의 헬스커넥트가 위법이므로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설립을 위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도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향춘 공공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장은 "복지부는 의료법인과 특수법인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의료법인도 영리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영리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며 "하지만 입법조사처의 회신에서도 드러났듯이 서울대병원의 자회사 설립은 위법이고, 복지부 정책은 불법에 근거를 둔 것이므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추진해야 할 사항을 행정 해석으로 대체한 국회권한 침해 행위"라며 "법률에 대한 제멋대로 식의 해석을 통해 위법을 일삼는 박근혜 정부의 행정 독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의료민영화·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와 새정치민주연합 의료영리화 저지 특별위원회는 오는 17일 국회에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에 대한 위법성과 영향'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