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유엔(UN)의 권고대로 교전을 일시 중단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예비군을 추가로 모집하는 가운데 지상군 투입을 고려중이라 여전히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하마스, UN 휴전 권고 '동의'..지상군 위협 남아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이 UN의 요정에 따라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멈추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공식 성명을 통해 "UN의 요청에 따라 5시간의 인도주의적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다른 극우단체들 역시 UN의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식량과 식수 등 생필품을 챙길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그러나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단기 휴전 선언에 로켓 발사를 중단할지 불확실하므로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관계자는 "하마스가 이번 휴전을 공격의 기회로 삼는다면 이스라엘은 더욱 강력하고 확실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휴전 기간을 틈타 8000명의 군 병력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 또한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키웠다. 이미 이스라엘은 지상전에 투입될 예비군 4만2000명을 확보해 뒀다.
이스라엘 군 지도부는 지상군 투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의 보도에 따르면 한 군 고위 관료는 각 부처 장관들 앞에서 "테러리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지상전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상군이 동원되면 며칠이나 길어야 몇 주 내로 가자지구를 완전히 점령할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모여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하마스, 지상전 전투 '자신'..공습 9일째 이어져 222명 사망
이런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하마스는 환영하는 뜻을 나타냈다. 하마스는 지상전을 자신들의 무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다른 이슬람 급진주의 단체도 비슷한 입장이다. 아부 아메드 이슬람 지하드 수석 대변인은 "이스라엘 지상군이 우리에게 오는 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우리는 지형을 잘 알고 있다. 여기는 우리의 땅이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역에 진입하면 민간인 피해가 확대될 것이며 대학살극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이 9일째 이어져 지금까지 아동 49명과 여성 24명을 포함해 총 22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가자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에 따르면 희생자 중 80%는 민간인이다.
이날 12살도 안 된 아이들 4명이 가자지구 해변에서 놀다가 이스라엘이 쏜 미사일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하마스를 목표로 한 공격이었다"며 "민간인이 피해를 입게된 것은 비극"이라고 밝혔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은 막을 수 없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스라엘 군부가 민간 건물과 주민들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전쟁범죄로 여겨질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정전협정을 타결시키기 위해 모든 외교적인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