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중재자로 나서며 휴전을 제안해 양측의 분쟁이 평화국면으로 접어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 정부가 휴전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중동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란 기대가 커졌지만, 평화 협상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휴전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에 주민들의 생명을 위해 휴전 협정을 맺으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빗발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집트는 그리니치표준시 기준으로 오는 15일 오전 6시부터 휴전을 시작해 12시간 이내에 전면적인 정전에 들어가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지상과 바다, 공중에서 진행되는 적대적 행위를 멈추고 가자지구에 물자가 반입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든 집단은 즉시 공격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폭력이 확산될수록 양국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밝혔다.
일단 양국 지도부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휴전 제안과 관련해 오는 15일 오전에 내각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다.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총리도 이날 TV 연설을 통해 "하마스는 평화협상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이집트의 제안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리야드 알-말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오른쪽)과 칼리드 알아티야 카타르 외무장관이 이야기를 나누
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단시 간내에 이집트의 휴전 제안이 양측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하마스에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내각 의원들 앞에서 "목표는 가자지구의 정상화가 느리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하마스를 강하게 몰아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지도부는 하마스가 강성해지거나 소멸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마스가 없어지면 더 강력한 극단주의 세력이 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약해진 하마스가 계속 유지되길 바라고 있다.
니엘 레비 유럽이사회 외교관계 중동 디렉터는 "하마스 없어지면 더 강격하고 급진적인 단체가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지난 2012년 11월에 시행한 구름기둥작전처럼 하마스를 살려두되 그들의 영향력은 줄이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마스가 요구하는 조건 또한 휴전 협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봉쇄령이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자지구-이집트 간 국경 검문소인 라파가 개방되는 것 또한 조건 중 하나다.
이스라엘 군인 갈라드 샬리트와 교환 형식으로 석방됐다가 재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을 풀어줘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산드르 엘암라니 소장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북아프리카 담당은 "가자지구 주민들은 언제나 분쟁이 그치길 원했다"며 "그러나 평화 협상에 따르는 조건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