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뿔났다"
미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금융을 제공받은 보험사 AIG가 '보너스 잔치'를 벌이자, 성난 시민들이 21일 '원정 시위'를 벌였다.
미 코네티컷주(州) 주민들로 구성된 '코네티컷의 일하는 가정' 회원 40여명은 이날 버스를 동원, 코네티컷주 윌턴에 위치한 AIG의 금융부문 본사 및 임원진의 사저를 돌며 '도덕적 해이'를 규탄했다.
이들은 리처드 하스, 더글러스 폴링을 포함한 AIG 임원진의 호화주택을 방문해 보너스 자진 반납,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안 지지 요청 등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이어 AIG 본사 건물로 이동,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주어야 한다! 탐욕스런 이들에게 주어서는 안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에멀린 브라보-블랙포트씨는 하스 소유의 화려한 주택을 둘러본 뒤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 같다"면서 "주인님, 이만한 규모의 저택에 사는 기분이 어떤지 묻고 싶군요"라며 AIG 임직원들의 사치스런 생활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우리는 (AIG가 보너스로 지급한) 1억6500만달러의 자금이 일자리 창출, 건강보험 혜택과 같은 '더욱 적합한 방식'으로 쓰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메리 허글레이씨 역시 AIG 임원들은 자신의 부를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나눌 줄 알아야 한다면서 "당신들은 꼭 그래야만 한다. 그러면(부를 나누면) 신의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AIG가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보너스 규모가 당초 알려진 액수보다 32%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코네티컷주 검찰총장실은 이날 AIG 임직원들 보너스 규모가 당초 알려진 1억6500만달러보다 훨씬 많은 2억18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리처드 블루멘탈 검찰총장은 전날 밤 소환장을 발부받아 AIG 측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확보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서류에 따르면 AIG는 총 73명의 직원에게 최소 100만달러씩을 지급했으며, 400만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직원도 5명이나 됐다.
블루멘탈 총장은 "새로 드러난 보너스 지급 규모는 사람들로부터 더 큰 분노와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IG의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페어필드<美코네티컷州>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