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가 미국의 구제금융이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실패한 회사들에 대한 구제에 나서면서 건강한 회사의 자본을 강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싱가포르 소재 로저스 홀딩스의 회장인 로저스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유능한 사람들의 자산을 취해 무능한 사람들에게 주고 있다"며 "이는 나쁜 경제학"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로저스는 미국 정부가 AIG를 파산하게 내버려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AIG는 4분기에 회사 역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1만6000명의 직원 중 4600명에게 회사를 떠나지 않게 하려는 목적의 리텐션 비용(우수직원 유지 비용) 1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책정한 바 있다. 이에 재무부는 AIG에 리텐션 비용을 올해 내 30%까지 줄이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AIG는 여전히 법적으로 묶인 계약에 따라 1억6500만달러를 우선 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AIG 구제건 외에도 현재 미 정부는 골칫덩이로 전락한 금융권을 지원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번 주 미 재무부는 은행 장부상에서 부실 모기지 자산을 제거하기 위해 약 1조달러를 투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또한 이번 주중 거주용 및 사업용 모기지담보증권 시장을 회생시키기 위해 1조달러 규모 프로그램 실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로저스는 미국이 1990년대에 일본이 저지른 실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패한 은행을 구제하는 데는 "좀비 은행" 탄생의 리스크가 따른다고 경고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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