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증시의 거품 붕괴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에 따르면,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뉴욕 증시의 급락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시 낙관론자들은 몇 가지 이유를 들며 붕괴 우려를 일축하고 나섰다.
실제로 폴 R. 라 모니카 CNN머니 칼럼니스트는 미국 경제가 2008년 신용위기, 2001년 닷컴붕괴, 1970년대 중반 오일쇼크 때와 같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지목했다.
통상 경기가 악화됐을 때 주식시장은 약세 흐름을 연출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증시 폭락으로 다수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경험한 적 있다.
라 모니카는 "미국 경제는 지난 4년 동안 완만한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며 "느리고 미약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회복 중이다"라고 평가했다.
조나단 골럽 RBC캐피털마켓 투자전략가도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지기에 앞서 고용, 주택, 제조업, 인플레이션 등을 포함한 6개 경제지표가 대체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지만 아직 그런 조짐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S&P500 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역시 시장 친화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라 모니카는 연준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에 1%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라 모니카는 연준이 지난 2008년 12월부터 제로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1%까지의 금리 인상폭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연설과 정책 성명 등을 통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사전에 언급해 투자자들이 금리 리스크에 미리 대응할 수 있을 만한 기회를 충분히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존 노리스 오크워스 캐피탈뱅크 이사는 "규칙을 알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이라는 전제 하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 신호로 시장에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칼 타넨바움 노던트러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매출 성장세와 경기 회복에 기반한 긴축 정책은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주식 가격이 조정 공포에 시달릴 만큼 지나치게 비싼 편은 아니라는 지적 역시 있다.
현재 S&P500 지수의 12개월 포워드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수준이다. 이는 다수의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하는 것이다.
브랜단 코너턴 클리어패스 캐피탈파트너스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고 볼 수 없다"며 "S&P500 지수의 평균 배당수익률도 2%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