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LG디스플레이가 사활을 건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로 상반기를 마쳤다. 하반기에는 울트라HD(UHD)를 포함한 중대형 TV 패널 가격 강세와 성수기 도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2분기에 예상보다 크게 작용한 환율 리스크가 여전히 변수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2분기 매출액 5조9790억원, 영업이익 163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55.4% 급락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11조5667억원, 영업이익은 257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3.5% 줄었고, 영업이익도 50.2% 하락했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모바일 수요 감소로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지만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대만의 이노룩스 등과 견줘보면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아직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대만 업체들의 성과가 좋지만 우리는 미래 준비를 위해 발생하는 코스트(비용)가 있다"며 "예상보다 2분기에 환율 영향이 더 컸지만 결코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OLED 사업의 견고한 전략, 지속성이 시장에서 어떻게 발휘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진행 중인 OLED TV 제품과 관련해 수율과 퍼포먼스는 만족스러운 수준이지만 규모의 경제나 재료비 등 전체적인 비용구조 측면에서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TV는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 풀 캐파로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UHD TV용 패널 비중을 늘리며 수익성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의 경우 전체 TV 패널 중 UHD 비중이 10%, 하반기에는 15%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LCD TV 역시 대형화 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매출 역시 두 자릿수의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면적 상승 추이에 비해 캐파(생산능력)가 다소 정체됐다는 지적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쑤저우 공장의 풀 가동 시점부터는 캐파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 "3분기 후반에 당초 계획된 풀 캐파 가동이 가능하다"며 "국내의 경우 OLED 전환 등에 따른 LCD 캐파 감소가 있었고, 통상 UHD 패널이 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어서 생산량 증대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2분기 글로벌 LCD TV패널 출하량은 63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반면 면적 기준 출하증가율은 15%를 기록했다. TV 대형화에 따른 패널 면적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저가형 UHD TV 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업황 전망도 밝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전무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패널의 대형화가 지속되고 있고 모바일 신제품, 출하면적은 한 자릿수 증가가 예상된다"며 "제품별 수급 상황에 따라 등락 가능하지만 대형 TV 위주의 공급, 재고 수준 등을 감안하면 면적 출하는 한 자릿수 중반,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3분기에도 지속적인 원화 강세가 예상되고 고객사의 실수요 변화 추이, 파이프 라인 재고상승 여부 등도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OLED 투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재무 안전성을 고려하는 수준에서 운용하겠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 역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사진=LG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