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고로 가동과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 합병으로 몸집을 불린 현대제철은 다음 단계로 자동차강판과 특수강 등 고부가 강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자동차생산 수직계열화 체제 완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발판 삼아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고, 현대·기아차는 계열사로부터 철강재를 공급받는 등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를 꿈꿨던 고 정주영 회장의 바람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3고로 완공을 위해 2년5개월 간 총 3조2550억원을 투입한 현대제철이 올해는 아연도금강판과 특수강 분야에 투자를 진행한다. 자동차 강재 중에서도 생산이 까다롭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강판과 특수강 소재를 생산하기 위한 투자다.
지난해 3고로 체제 완성에 따른 양적인 성장에 이어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강판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으로 현대·기아차 사용량의 40% 이상을 현대제철이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포스코, JFE스틸 등에서 자동차강판을 주로 공급받았지만, 현대제철이 지난 2010년 고로 가동을 시작하면서부터 현대제철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 납품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해 1295억원을 투입해 당진제철소 2냉연 공장 부지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아연도금강판(CGL) 2호 라인을 신설한다. 이달 중 토목공사에 착수하며, 2016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아연도금강판과 초고강도 알류미늄도금강판 생산량을 늘려 고강도 자동차강판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냉연은 지난해 합병한 연산 180만톤 규모의 2냉연 공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연산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 건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강도와 내마모성이 필수적인 특수강은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의 주요 소재로, 자동차 품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4월 공사를 시작한 특수강 공장은 내년 10월 준공식에 이어 2016년 2월1일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당진제철소 내 24만7933㎡(7만5000평) 부지에 지어지는 특수강 공장은 총 8442억원이 투입된다. 이중 올 상반기에는 876억원이 집행됐으며, 7월25일 기준 설계 38.2%, 구매 9.2%, 시공 8.3% 등 종합공정률 9.6%를 달성했다.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 공장 공사 현장(사진=현대제철)
반면 자동차와 연관성이 적고 사업성이 낮은 설비에 대해서는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1냉연 공장의 칼라강판 설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칼라강판은 대부분 건설용으로 사용되는데, 건설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당진공장에 있는 설비는 지난 2012년 12월 이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칼라강판의 경우 내수시장이 좁고 철강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인수자를 찾기 힘든 상황. 같은 이유로 앞서 포스코도 산업은행이 제시한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철강업체에서 설비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은 입찰에 참여한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