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앙로 음란행위' 김수창 지검장 가능성에 무게

입력 : 2014-08-19 오후 6:41:45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제주시 중앙로 '음란행위' 사건의 주인공이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 전 제주지검장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9일 제주지방경찰서에 따르면, CCTV 등 증거자료를 분석한 결과, 관련 시간대 CCTV에 찍힌 사람은 단 1명 뿐으로, 여고생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검거된 사람은 김 전 지검장이 유일하다.
 
경찰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지검장은 체포 이후 제주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로 임의 동행됐고 이후 이어진 소지품 검사 당시 주머니에서 '베이비로션'이 나왔다.
 
경찰은 '베이비로션'은 음란행위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압수하지 않고 사진 촬영 후 본인에게 돌려줬다고 밝혔다.
 
김 전 지검장이 지검장 직을 내놓으면서까지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오인한 것 같다”고 강력히 주장한 것에 대해 경찰은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히 누구인지 단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판독을)의뢰한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확보한 영상에 다른 남자는 안 나온다. 그 외의 사항은 수사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CCTV 화면 속의 남성이 음란한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경찰은 확신을 가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CCTV에는 음랜행위 장면이 잡힌 것이 맞다"면서 "한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고 바지 지퍼가 열려 있는 것도 맞다"고 말했다.
 
다만 음란행위를 한 남성의 성기 노출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 급파된 대검찰청 감찰팀은 CCTV를 확인하지 못하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찰 관계자는 "대검 감찰반은 CCTV를 못 봤고, 경찰로부터 수사에 필요한 얘기만 들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검장은 지난 13일 오전 1시쯤 제주 중앙로 대로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여고생의 신고로 검거됐다. 당시 여고생은 112에 전화를 걸어 "어떤 아저씨가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이상한 짓을 한다"고 신고했다.
 
당시 김 전 지검장은 신분을 묻는 경찰에게 회사에 다니는 자신의 동생의 인적사항을 불러줬고 9시간 동안 경찰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후 음란행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전 지검장은 지난 17일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서울고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엉뚱한 사람을 나로 잘못 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검사장 신분이 방해가 된다면 검사장 자리에서 물리나기를 자청하고 인사권자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김 전 지검장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법무부는 전날 김 전 지검장을 면직했다.
 
 
경찰이 의뢰한 CCTV분석 결과는 이르면 내일(20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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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