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해성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물티슈 업체들의 속내가 최근 더 복잡해 졌다.
그동안 공산품으로 분류돼 허술한 안전관리망 속에 방치돼 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워진 안전 규정에 따라 대대적인 시스템 정비라는 숙제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티슈를 화장품 기준으로 관리하는 화장품법 시행규칙 개정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따라 화장품과 같은 사용원료 기준을 준수해야 할 뿐 아니라 물티슈 제조업자는 제조업, 제조판매업 등록과 출고 전 제조번호별 품질검사도 마쳐야 한다. 품질 관리기준과 제조판매 후 안전기준도 적용 받고 부작용 보고도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후 관련 업체들은 신뢰회복 차원에서 너도 나도 기다렸다는 듯이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히려 일부 유해성분 검출 업체로 인해 업계 전반 이미지가 실추된 만큼 명예회복을 위한 절호의 찬스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복잡하고 까다로워진 관리 절차를 따르려니 업체들로서는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태연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을 끓이고 없체들이 상당수다.
생산 원료, 제품 공정 등 전 분야에 걸친 손보기 작업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이로인해 생산단가도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상당량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선행적으로 화장품 기준에 의거해 제품 생산시스템을 갖춘 것은 크게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의 경우,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저가의 원료나 펄프를 사용을 중단해야 할 뿐 아니라 일부 생산라인 교체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화장품법 의거 대로 생산·관리절차가 단행되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들은 점진적으로 단가 인상분 만큼 판매가에 반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판매가 가능할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 올려야하는 만큼 소재·원료, 제조, 품질관리 등 모든 측면에서 이전에 비해 크게 상향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이러한 모든 요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생산단가가 인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판매가가 인상된다 하더라도 물티슈의 경우 가격에 대한 민감도 보다는 제품 안정성에 대한 민감도가 훨씬 높은 편"이라며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 보다는 품질 경쟁력으로 승부를 내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