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정부가 개인 택배사업자를 대상으로 택배차량 증차를 추진한다.
그간 영업용 차량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택배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다만 증차 대수가 1만2000대로 제한되고, 증차가 1.5톤 미만 차량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화물의 집화·배송 관련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공급기준 및 허가 요령' 개정안을 마련,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규 개인 택배사업자는 택배업 종사를 희망하는 사람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도록 공모 방식으로 모집키로 했다.
택배 면허 우선순위 결정기준은 면허경력, 무사고경력, 교통법규 위반정도 등으로 변경된다. 면허경력이 7년 이상이고, 최근 5년 내 사고나 교통법규를 위반한 적이 없을 경우 만점(100점)을 받는다. 여기에 택배업체와 운송 계약을 미리 맺고 허가를 신청하면 계약기간에 따라 가점을 준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16개 택배업체에게도 업체별 서비스평가 등을 토대로 신규 허가권을 차등 배분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 5월부터 16개 택배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평가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관계기관과의 협의, 규제 심사 등 입법 후속절차를 거쳐 다음달 시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허가신청 공고와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안에 택배차량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에서는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차량 증차가 추진된다는 점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1만2000대로 증차 규모가 제한된 것은 아쉽지만 정부가 택배업계의 현실을 인정하고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해 7월 이미 한 차례 1만2000여대의 영업용 차량 번호판이 신규 발급됐지만, 택배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업계 갈증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택배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와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시장은 2009년 2조72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조7000억원 규모로 1조원가량 확대됐고, 택배물량도 2009년 11억박스에서 지난해 15억박스로 36% 급증했다.
반면 영업용 차량 번호판의 신규 발급은 지난 2004년 화물운송사업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한 이후 계속 제한돼 왔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반 자가용 차량으로 택배영업을 하는 불법 사례가 빈번했다. 노랑색 영업용 번호판이 아닌 흰색 일반 자가용 번호판을 달고 영업을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택배 물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 반해 차량 증차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가피하게 통용돼 왔다.
특히 단속될 경우 최소 70만원에서 많으면 100만원이 훌쩍 넘는 벌금 부과와 함께 차량 운행을 정지해야 하는데, 영세한 택배업체나 개인 사업자의 경우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흰색 번호판을 달고 영업을 했던 개인 택배사업자들이 노랑색 영업용 번호판으로 바꿔달면 택배기사들의 심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서비스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택배 차량 증차로 영업용 번호판 암시장이 점차 축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암암리에 거래되는 영업용 번호판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연내 증차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향후 추가 증차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영업용 번호판의 거래가격 하락과 암시장 축소 등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번 증차 대상이 1.5톤 미만 차량으로 제한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도 있다. 1.5톤 차량의 경우 택배업체 대리점에서 각 가정이나 사무실로 물건을 운송하는 데 사용된다.
증차에서 제외된 2.5톤 차량의 경우 주로 각 업체의 물류터미널에서 대리점으로 택배물량을 운송하는데 투입되며, 원활한 택배운송을 위해서는 이들 차량의 증차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개인 택배사업자를 대상으로 택배차량 증차를 추진한다. 그동안 영업용 차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택배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