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최근 염산나트륨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인천 남동공단은 유해화학물질 사고를 비롯해 다른 사고에도 가장 취약한 공단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제출받은 '노후산업단지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를 보면 남동공단은 이미 정부로부터도 사고위험 관리상태가 미흡해유해화학물질 사고에 가장 취약한 공단으로 지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제남 의원은 "총 18개 노후 국가산단의 시설물 등을 진단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남동공단은 19개 업체 모두 유해화학시설을 적합하게 관리하지 않았다"며 "업체별 평균 화학물질 관리규정 위반 건수가 7.4건이나 되는 등 관리가 극히 부실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남동공단에 이어 시화공단(4.6건)과 여수공단(2.9건), 구미공단(2.8건), 반월공단(2.6건)이 규정위반 건수가 높고 화학 사고에 취약했다.
특히 5만6806톤의 유독물질을 저장한 반월공단과 여수공단(1만5138톤), 시화공단(9394톤) 등은 유독물을 대량 보관했지만 관리가 부실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컸다.
또 반월공단과 온산공단, 명지녹산공단, 여수공단, 울산미포공단은 폭발이나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5개 공단에 소재한 38개 위험물 취급업체는 한곳도 빠짐없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반월공단의 15개 업체는 평균 19건 이상을 어겨 위반 건수가 가장 높았고, 위험물을 지정량의 27만8645배나 취급한 여수공단은 평균 16.5건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남동공단과 여수공단, 반월공단, 울산미포공단, 구미공단 등은 유독물질과 위험물, 가스시설의 취약성을 모두 고려할 때 2가지 이상의 대형 사고에 취약했다.
남동공단은 유독물과 가스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높았고 여수공단과 반월공단은 유독물과 위험물 사고, 울산미포공단은 위험물과 가스 사고 등에 취약했다. 대불산단과 명지녹산공단, 울산미포공단, 군산공단, 군산2공단 등은 전기 사고 위험이 컸다.
김제남 의원은 "산업단지에서 사고가 계속 터지며 정부가 유해물질 전수조사 등 대책을 추진했음에도 남동공단에서는 유출 사고가 또 일어났다"며 "정부가 지금 우선순위를 둬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것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대형 사고 예방"이라고 주장했다.
◇전국 대형사고 위험 산업단지 분포도(사진=정의당 김제남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