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씨트리는 모든 의약품에 기초물질이라고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간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사업성이 미흡해 상장 심사에서 세 번이나 떨어졌지만, 일본 등 여러 나라와 수출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비춰봤을 때 올해 코스닥 시장 상장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대단한 자신감이었다. 물론 근저에는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2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씨트리 본사 사옥. 김완주 회장은 들뜬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일본의 '니폰리카' 사와 공급계약 체결식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벼운 흥분마저 일었다. 일본 진출을 확정지은 그로서는 의미가 남달라 보였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신소재와 원천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아직 사업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로 자그마치 세 번이나 코스닥 상장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그다. 이제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각국에 수출계약을 성사시키겠다는 김 회장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김 회장이 올해 꼭 마무리 지어야 하는 숙제는 바로 씨트리의 코스닥 상장이다. 현재 춘천에 설립되고 있는 공장은 향후 씨트리의 핵심소재 비천연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생산을 담당,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꿈'의 공장이다.
공장이 완공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김 회장이 세 번이나 상장 심사에서 떨어지고도 코스닥 상장을 포기하지 않고 재도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기술성 평가에서 평가자들이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인정했지만 아직 사업성 검증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몇 번이나 상장에 실패했다"며 "이번 일본 '니폰리카'사와의 공급계약을 시작으로 해외 각국과의 수출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업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몇 개 나라와 비천연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수출 계약이 이달에 성사될 예정이기 때문에 10월에 다시 한 번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라며 "현재 공사 중인 3000평 규모의 춘천공장 자금조달을 위해서라도 연내 코스닥 상장은 꼭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씨트리는 신약 및 제네릭 등 제약 연구를 강점으로 성장해 온 벤처기업이다. 1998년 설립 이후 약 15년 동안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을 연구·생산하며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현재 제약산업 외에도 신성장 동력으로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등 이온성 액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 개발력은 씨트리의 최대 강점이다.
비천연 아미노산은 펩타이드 의약품을 포함한 많은 원료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핵심원료다. 분자 단위가 작아 판매가격 대비 생산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으며,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해 해외시장 진입장벽 또한 낮은 편이다. 펩타이드 의약품 세계시장 규모는 해마다 15~2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기술력인데, 특히 첨단 분야인 아미노산과 펩타이드 등 이온성 액체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한 선도 기업이라고 자부한다"며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력, 시설, 제품, 영업 등 기업 내 모든 요소를 두 분야(아미노산·펩타이드)에 집중 투자해 왔기 때문에 이 분야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전문 기술력이 축적돼 있다"고 자부했다.
약대 출신인 김 회장은 일찌감치 이온성 액체의 가능성을 예견하고, 약 15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김 회장이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R&D에 대한 투자다. 회사 매출 대비 연구에 대한 투자 비중도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매출이 거의 없던 초반에도 벌어들인 매출의 대부분을 R&D에 투자할 정도였다. 점차 매출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기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25~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력 투입 상황 역시 비슷하다. 현재 120명 가량의 전체 직원 가운데 순수 연구원만 25명으로, 20% 이상이 연구인력이다.
김 회장은 "아무래도 벤처 기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자금상 어려운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초기 적자 운영으로 문 닫을 위기도 수두룩 했다"며 "꾸준히 키운 기술력을 기반으로 숱한 위기를 잘 극복해 지금은 흑자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헀다.
이어 "현재 우리가 신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나 이온성 액체 부문은 아직 큰 결실을 맺었다고 보기 힘들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이온성 액체 연구에 오랜 기간 투자를 한 기업이 없다 보니 씨트리가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씨트리는 국내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각국으로 진출해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다. 특히 전진기지인 춘천공장이 완공되면 아미노산과 펩타이드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공장으로 탄생시켜 세계 각국으로 제품을 수출하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자, 씨트리의 목표다.
그는 "모든 의약품에 기초물질로 쓰이는 것이 바로 아미노산인데, 씨트리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수많은 신약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선 것처럼 우리도 비천연 아미노산 기술력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