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쌍둥이 자매가 프로배구 여자부 드래프트 1순위와 2순위를 차지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일 오전 리베라호텔(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2014~2015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개최했다.
대한민국 여자배구 차세대 기대주로 꼽히는 이재영(선명여고)을 비롯해 모두 18명이 프로 무대 진출 자격을 얻게 됐다.
올해 드래프트 참가선수 대비 지명율은 절반은 커녕 4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했다. 13개 학교에서 온 46명 중 지명을 받은 선수는 15명(32.60%)이었다. 4순위 이후의 수련선수(연습생)를 포함해도 18명(39.13%)에 불과했다.
드래프트 상위 3개팀 지명 순위는 확률추첨제로 정하나 순서가 바뀌지는 않았다. 50% 확률의 흥국생명이 1순위를 뽑았고 현대건설(35%)과 한국도로공사(15%)가 차례대로 2순위와 3순위의 지명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1-2위, 이영 조선족 동포도 선발
이재영은 전체 1순위로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지명됐다.
키 179㎝, 몸무게 63㎏의 이재영은 어린 나이에도 벌써 대표팀 공격수로 맹활약을 펼치는 자타공인 기대주다. 2014년 그랑프리에서는 김연경(페네르바체)와 함께 쌍포로 활약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2순위 지명권이 있는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이다영(선명여고)을 선택했다. 이다영은 먼저 지명된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이다. 이로써 이재영-이다영 자매는 이번 시즌 신인 전체 1, 2 순위에 함께 뽑히는 영예에 올랐다.
이들의 부모는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이주형 감독과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세터를 뛰었던 김경희 씨다.
전체 3순위 지명 선수도 배구인 2세가 됐다.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성남 도로공사 하이패스제니스는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딸인 레프트 하혜진(선명여고)를 택했다.
4~6순위 선수는 KGC인삼공사(지난해 3위), IBK기업은행(2위), GS칼텍스KIXX(1위) 순으로 데려갔다.
KGC는 센터 문명화(남성여고), IBK는 레프트 전새얀(대구여고), GS칼텍스는 조선족 출신선수 이영(강릉여고)을 각각 지명했다.
다만 이영을 지명한 GS칼텍스에게는 변수가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지명권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으로 넘어온 이영은 레프트와 센터를 모두 맡을 수 있는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김경수 강릉여고 배구 감독(대한배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이 양녀로 삼아 키웠고 결국 리그가 주목할만한 선수로 성장했다.
그는 각 구단의 동의서를 얻어 귀화가 될 것이란 전제 하에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런데 만약 이영이 귀화를 하지 못하면 GS칼텍스 입단이 제한된다.
◇KGC는 한 명만 선발..지명률 40% 못미쳐
이번 드래프트에 뽑힌 선수는 적었다. 지원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32.60%에 그쳤고, 수련선수를 포함해도 39.13%에 불과했다.
이같은 저조한 지명률은 4라운드까지의 지명권을 모조리 사용한 구단이 단 한 구단도 없는 데에서 확인된다. KGC인삼공사는 1라운드 한 명의 선수만 데려갔다.
그 원인으로는 주전급으로 성장할 선수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시즌 드래프트 참가 선수의 실력이 다른 시즌과 비교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은 많이 나왔다.
신인 선수를 선발할 경우 선수의 모교에 지급해야 하는 지원금도 신인을 선발하는 데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구단은 1·2·3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와 각각 연봉 4000만~5000만원, 3000만~4000만, 2400만~3000만원 사이에서 계약해야 한다. 출신 학교에 주는 지원금은 각각 200%, 150%, 100%로 정해져 있다.
반면 이번 드래프트에 지원한 선수 중에서 비선발선수를 대상으로 드래프트 이후 뽑을 수 있는 수련선수(연습생)는 지원금 제도가 없다. 드래프트가 종료된 이후 세 명이 구단과 계약서를 작성한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