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사진=KLPGA)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김효주(19·롯데)가 대형 사고를 쳤다.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역대 18홀 최소타수 기록을 세우며 대회 우승 영예에 오른 것이다. 김효주의 이번 우승은 LPGA투어 메이저 대회 역대 세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김효주는 1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CC(파71·6453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섞어 3언더파 68타로 합계 11언더파 273타의 기록을 세워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8만7500달러.
그를 마지막까지 괴롭힌 선수는 베테랑 카리 웹(호주)이다. 웹은 17번 홀까지 1타차로 앞서다 18번홀(파4)에서의 예상밖 보기로 김효주에 우승을 내줬다. 이때 김효주는 4.5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해, 드라마같은 우승을 완성했다.
◇'시작부터 범상찮던' 김효주, 마지막 기회 잘 잡아
김효주는 첫날 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 잡으며 10언더파 61타를 기록했다. 이는 남녀 메이저 골프대회를 통틀어 역대 18홀 최소타수다.
김효주는 2라운드에 1오버파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내줬으나 강풍에 핀위치가 어렵게 꽂힌 3라운드 당시 다시 1타차로 선두에 나서 메이저 대회의 우승 기대를 드높였다.
최종 라운드 들어 김효주와 웹은 엎치락뒤치락 선두 자리를 바꾸며 접전을 벌였다. 특히 15번홀까진 중간합계 11언더파의 공동 선두로 한치앞을 점치기 어려운 명승부를 진행했다.
둘의 희비가 잠시 엇갈린 때는 고난이도의 16번홀(파3)이다. 김효주가 보기를 하고 웹이 파를 기록해 웹이 1타차로 앞서간 것이다. 17번홀(파4)에서는 모두 파.
경험이 풍부한 웹의 우승이 유력시되던 18번홀. 하지만 웹은 긴장했고 김효주는 침착하게 공을 다뤘다.
김효주가 어프로치샷을 그린으로 올려 4.5m 정도 거리의 버디 기회를 만든 반면, 웹의 두번째 샷은 그린 밖으로 벗어났다. 웹은 파세이브는 가능한 상황으로서 만회 기회가 있었지만 세번째 샷은 홀을 2m나 지나쳤다.
김효주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버디퍼트를 홀컵에 넣는 데 성공한 것이다. 웹은 파퍼트를 성공해야 연장 승부를 펼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그렇지만 웹의 퍼트는 홀을 외면했고, 보기가 되고 말았다. 김효주의 극적인 이번 대회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LPGA투어 직행 출전권 얻어..한국 여자 역대 세 번째
국내투어 시즌 3승을 거둬 상금랭킹 선두인 김효주는 LPGA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LPGA투어에 직행할 자격을 얻어냈다. 김효주는 LPGA투어 정식 멤버 가입을 신청할 경우 향후 5년간 투어의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 선수가 LPGA투어 비회원 상태에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경우는 2008년도 브리티시여자오픈 신지애(26), 2011년도 US여자오픈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에 이어서 세 번째다.
김효주의 우승은 역대 세 번째 최연소 메이저 우승의 의미도 있다.
김효주는 19세2개월의 나이에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얻어냈다. 그보다 앞선 기록은 지난 2007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모건 프레슬리(당시 18세10개월)와 2위는 올해 같은 대회 정상에 오른 렉시 톰슨(19세1개월) 뿐이다.
이번 대회에선 김효주 외에도 한국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효주과 함께 초청 선수로 대회에 출전한 장하나(22·비씨카드)는 허미정(25)과 함께 9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최나연(27·SK텔레콤)은 8언더파 276타로 단독 5위를 차지했다.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2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