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교생실습 때 만나 동거하며 과외를 하던 10대를 학대하고 구타해 숨지게 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7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24일 과외를 받던 학생에게 뜨거운 물을 붓고 골프채로 무차별 구타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고 기소된 A씨(31·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A씨와 공모해 학생을 구타하고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기소된 B씨(31·여)씨와 C씨(31)에 대해서는 상해와 폭행 혐의만을 인정해 징역 2년과 징역 8월을 각각 확정했다(주심 박보영 대법관).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사건의 경위와 수법, 범행 후 피고인의 행동과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피고인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이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는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B, C씨에 대해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세정제를 먹이고 벨트를 이용해 폭행해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 A가 피해자에게 뜨거운 물을 지시하는 등 A와 공동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상해치사 혐의는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친구인 B씨와 강릉에 있는 한 고등학교로 교생실습을 나가 그 학교 학생 D군을 만났고 B씨와 D군은 서로 교제를 하게 됐다.
교생실습이 끝나게 되자 D군과의 교제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웠던 B씨는 D군을 자퇴시킨 뒤 A씨가 살고 있는 인천으로 데려와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같이 생활하면서 과외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D군은 검정고시 합격을 목표로 A씨와 살면서 공부를 시작했으나 이후 A씨로부터 학대와 함께 흉기로 폭행을 당했으며 때때로 B씨와 C씨가 가세해 D군을 폭행했다.
급기야 지난해 6월에는 A씨가 D군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게 했고 전신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D군이 사망했다.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자신이 '의존성 인격장애'와 중증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였으므로 무죄라고 주장했다.
1,2심 재판부는 A씨의 '의존성 인격장애' 주장을 일부 인정했지만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범행 당시 정신상태는 명료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또 공범으로 기소된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D군을 직접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다만 D군을 폭행, 상해하는 데 일부 가담했음을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특히 D군이 A씨와 생활하게 된 경위 등을 참작해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