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서울 주택시장의 판도가 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통상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가 변동되던 이전과는 달리, 9.1대책 이후 양천구와 노원구 등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면서다.
대책에서 발표된 재건축 연한 단축의 최대 수혜지역인 양천구와 노원구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비 재건축 아파트라 할 수 있는 1990년 이전 준공된 아파트의 오름세가 눈에 띈다.
대책 발표 이후 한 달간 양천구 예비 재건축 아파트는 2.08%, 노원구는 1.17% 상승하며, 같은 기간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 1.06%을 넘어섰다. 강남3구의 경우 금융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7.24대책 영향으로 매도호가가 급등했으나 매수자들이 이에 부담을 느껴 가격 오름폭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2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15% 오르며 10주 연속 상승했다. 신도시는 0.07%, 경기·인천은 0.04% 올랐다. 가을 이사철을 맞은 전세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서울 0.16%, 신도시 0.1%, 경기ㆍ인천 0.07%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 (자료=부동산114)
◇ 매매, 新재건축·중소형이 상승세 이끌어
서울은 ▲양천(0.56%) ▲노원(0.42%) ▲서초(0.23%) ▲성동(0.22%) ▲강서(0.16%) ▲강남(0.15%) ▲도봉(0.13%) ▲송파(0.12%) ▲강동(0.11%)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양천은 재건축 연한 단축 발표 이후 매수 대기자까지 있는 상황에서 매도자들이 매물을 회수하며 가격상승을 주도했다. 목동신시가지4단지가 2500만~4000만원, 목동신시가지 10단지~13단지가 1500만~4000만원씩 각각 가격이 뛰었다.
노원구도 재건축 연한 단축 효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났다. 상계동 주공12단지와 주공4단지가 750만~2000만원 오른 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초는 내년 초 이주를 목표로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잠원동 한신18차가 1000만~4000만원 상승했다.
성동은 실소유자가 선호하는 소형 급매물이 소진되며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이 1000만~2000만원 올랐다. 마곡지구 공급 부담을 어느 정도 털어내며 오름세를 지속하는 강서는 마곡동 마곡엠밸리1단지와 6단지가 각각 1000만원씩 올랐다. 강남은 추석 전후로 매매거래가 조금씩 이뤄지며 도곡동 도곡렉슬과 대치동 선경1차가 25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신도시는 ▲광교(0.46%) ▲일산(0.1%) ▲분당(0.08%) ▲동탄(0.05%) ▲평촌(0.04%) 순으로 가격이 올랐다. 광교는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매물이 귀해 가격이 상승했다. 이의동 래미안광교가 500만원, 광교오드카운티가 1000만원씩 각각 상승했다.
일산은 중소형 위주로 꾸준히 거래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마두동 강촌5단지라이프, 주엽동 강선16단지동문이 250만~500만원 올랐다. 분당은 매도인들의 매물회수 분위기 속에서 정자동 정든신화, 구미동 무지개주공4단지, 서현동 시범삼성한신이 250만~1000만원 가량 상향 조정됐다.
경기·인천에서는 ▲광명(0.16%) ▲안산(0.1%) ▲수원(0.08%) ▲용인(0.08%) ▲안양(0.06%) 등에서 오름세를 보였다. 광명은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올라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1986년 준공돼 오는 2016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한 철산동 주공12단지가 1000만원 올랐고, 역시 재건축 연한 단축 효과가 영향을 미친 안산은 1987년 준공된 고잔동 주공7단지가 250만~1000만원 상향조정됐다.
수원과 용인은 전세 아파트를 찾기 힘들어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가 나타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수원시 매탄동 매탄주공4단지가 1000만원 올랐고, 용인시 신봉동 벽산블루밍도 250만원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 전세, 가을 이사철 맞아 상승세 '훨훨'
서울은 ▲강서(0.61%) ▲노원(0.41%) ▲종로(0.33%) ▲광진(0.32%) ▲은평(0.23%) ▲강동(0.21%) ▲서초(0.21%) 순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
대규모 입주가 몰렸던 강서구는 신규 아파트를 선호하는 신혼부부 등의 수요가 몰리며 최근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됐다. 마곡동 마곡엠밸리2단지가 1000만~1500만원 가량 올랐고,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도 2500만~5000만원 오른 가격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노원도 중계동, 상계동, 월계동을 중심으로 순수 전세 매물이 부족해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상계동 주공12단지가 250만~750만원 가량 올랐고, 중계동 현대6차도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종로는 직주접근을 희망하는 도심 근로자들의 전세수요가 많아 사직동 광화문Space本1단지가 1000만~1500만원 오른 가격에 시세가 형성됐다. 광진구는 임대인들이 기존 전세 아파트를 월세로 전환하는 분위기 속에서 전세 아파트가 귀해 자양동 더샵스타시티가 1000만~2500만원 가량 올랐다.
한편, 총 3885가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대거 입주를 앞두고 전세 매물이 쌓인 마포구는 0.11% 떨어지며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셋값이 하락한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신도시는 ▲광교(0.68%) ▲판교(0.17%) ▲일산(0.13%) ▲동탄(0.13%) ▲분당(0.09%)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시즌임에도 기존 전세 아파트의 재계약으로 여전히 매물이 부족한데다, 급등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에 밀려 유입되는 수요자들로 인해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광교는 전세매물이 품귀해 중대형 아파트까지 전셋값이 올랐다. 이의동 광교e편한세상과 하동 광교호수마을참누리레이크가 각각1000만원씩 상승했다.
강남이 가깝고 학군이 좋아 항상 전세 대기수요가 줄을 잇는 판교도 삼평동 봇들마을1단지와 4단지가 1000만원씩 올랐다.
경기·인천에서는 ▲안산(0.14%) ▲남양주(0.13%) ▲용인(0.13%) ▲하남(0.12%) ▲수원(0.1%) ▲인천(0.06%) 등의 순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안산은 고잔주공1·2단지의 이주를 앞두고 전세 매물이 나오지 않아 고잔동 요진보네르빌리지와 본오동 태영고층이 1000만원씩 뛰었다.
남양주, 하남, 용인, 수원도 서울에서 유입된 전세 수요자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전세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남양주시 별내동 별빛마을쌍용예가와 별내모아미래도가 1000만원 상승했고, 용인 구갈동 강남마을코오롱하늘채와 상하동 구성3차쌍용스윗닷홈이 500만원, 하남시 신장동 백송한신과 백조현대가 250만~500만원씩 각각 상승했다.
인천은 송도 국제업무지구 주위 아파트 전셋값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송도동 송도롯데캐슬과 송도해모로월드뷰가 1000만원 가량 오른 상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발표된 7.24, 9.1 대책의 영향으로 호조세를 보였던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매매가격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상승폭이 더 이상 커지지는 않았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완화와 부동산 시장회복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고 매수세가 아직 살아 있는 만큼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접점을 찾을지가 관건"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