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 날개단 부산공장, 르노-닛산 최고공장 꿈꾼다

입력 : 2014-09-26 오후 4:55:22
[부산=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26일 부산 신호동 르노삼성자동차 공장의 조립라인.
 
바쁘게 움직이는 작업자들 사이로 DSTR(Design Standard Type Racial) 2.1 달성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었다. DSTR은 전 세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공장 생산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르노-닛산은 전 세계에 산재한 34개 공장들의 DSTR 지수를 매달 평가해 향후 신차 등의 생산 물량을 배정한다. 각 공장들은 더 많은 생산량을 할당받기 위해 생산성 지표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성과만이 미래를 담보 받는다.  
 
강준호 르노삼성 부산공장 조립1팀 부장은 "닛산 로그의 물량을 받기 위해 지난 2년간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켜왔다"면서 "2년 전에는 DSTR 지수가 3 포인트를 넘었는데 현재 2.1 포인트까지 내려왔고, 내년에는 더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운영하는 전 세계 34개 공장 DSTR 평균은 3.0 정도다. DSTR이 가장 낮은 곳은 1.9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의 규슈공장과 스페인의 바야돌리드 공장이다.
 
규슈공장에서는 닛산의 로그가, 바야돌리드 공장에서는 한국으로 수입되는 QM3가 생산되고 있다. 이들 모두 르노-닛산의 전략 차종으로 생산량이 가장 많은 모델들 가운데 하나다.
 
부산공장은 지난 2년간 리바이벌 플랜(회생계획)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그룹 내 생산성 순위를 5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로그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게 한 배경이 됐다.
 
로그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부산공장의 현재 시간당 생산량은 올 초보다 약 10UPH(Utility per hour)가 늘어난 55UPH를 기록하고 있다. SM5의 디젤모델인 SM5D와 SM7노바 등 신차들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UPH 지수는 연말까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부장은 "다음주부터는 주야 1시간씩 잔업을, 11월부터는 토요일 특근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생산량은 15만5000여대, 내년 생산량은 19만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13만여대에 불과했다. 공장을 쉬지 않고 풀가동했을 때 생산가능한 30만대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강 부장은 "2010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24만대를 기록했다"면서 "당시 시간당 생산대수가 64UPH까지 올랐었는데 앞으로 이 수치를 뛰어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르노 플랫폼 기반의 SM시리즈와 닛산 플랫폼 기반의 QM5·로그 생산을 동시에 병행하고 있는 것이 UPH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는 데 한계로 지적됐다. 강 부장은 "두가지 플랫폼 기반의 차량을 동시에 생산하다 보니 조립라인에서 언밸런스가 심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품질관리에 엄격하기로 소문난 북미시장 판매 차량 생산을 경험함으로써, 향후 규슈와 바야돌리드 공장을 넘어 글로벌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최고 공장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사는 오는 2016년까지 '품질 No.1, 국내판매 3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 최고의 효율성 달성'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은 "우리는 리바이벌 플랜을 통해 부산공장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한편, 협력업체와의 동반 혁신을 통해 부품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이번 닛산 로그 프로젝트야말로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우수함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자평했다.
 
질 노만 르노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부회장은 "QM5와 SM5 후속모델 개발의 경우 한국의 르노삼성연구소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면서 "부산공장과 르노삼성연구소, 한국의 협력업체들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세단과 크로스 오버 등 다양한 차종들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26일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 북미 수출 첫 선적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르노삼성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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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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