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최근 운전자가 주문과 동시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간편함으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이 늘고 있지만,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퀵서비스레스토랑(Quick Service Restaurant) 업계 최초로 지난 1992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선보인 이후 이달 현재 가장 많은 15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도입했다"며 "점차 이용 고객 수가 많아지고, 인지도도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도 매장을 지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롯데리아, 버거킹 등 같은 업계에서도 연이어 선보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1997년 도입하기 시작해 현재 41개의 매장을, 버거킹은 2010년부터 현재까지 17개의 매장을 개설했다.
이러한 장점에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 개설에 대해 모든 소비자가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맥도날드는 서울 동작구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건립하려 했지만,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의 강력한 반발로 결국 매장 개설을 철회했다.
당시 학부모들은 매장 내 차량의 진출입으로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패스트푸드가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 받는다며 개설을 반대했다.
해당 매장이 들어서기로 했던 부지에서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패스트푸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은 지난달 19일 학교 주변 200m 내에는 드라이브 스루 형태의 매장을 규제하는 학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진 의원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과 어린이교통안전 보호구역(스쿨존), 식품안전 보호구역(그린푸드존) 내 영업 중인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총 13곳에 해당했다.
크리스피 크림은 지난 2월 도넛 업계로는 처음으로 SK흑석DT점을 열어 현재까지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이 매장을 테스트 형식으로 더 운영한 이후 추가로 드라이브 스루를 선보이는 것을 고려할 방침이다.
반면 도넛 업계 1위인 던킨도너츠는 아직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한 곳도 없는 상태며, 신규 개설도 예정돼 있지 않다.
크리스피 크림이 일부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과 비교해 제품군이 다양하다 보니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맞도록 구색을 갖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던킨도너츠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요 상권이 상가, 오피스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아직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며 "밀집 지역으로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들어설 수 없는 한계와 함께 비교적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특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피 크림 도넛 SK흑석DT점. (사진제공=크리스피 크림 도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