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의 스크린도어 모습. 위급상황 발생시, 스크린도어 비상문에 위치한 긴 빨간레버를 통해 강제로 탈출할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추락·투신사고를 막기 위해 설치된 스크린도어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또다시 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10시쯤 지하철 4호선 이수역에서 83세 이모 할머니가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 틈에 끼어 숨졌다. 사고는 출발을 위해 문이 닫히는 전동차에 타려던 이씨가 지팡이를 끼워 넣고 있다가 열차가 출발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사고가 있었던 스크린도어는 열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장은 다른 스크린도어가 정상 작동하자 기관사에 출발 신호를 보냈다.
이번 사고는 승객이 무리하게 승차하려다 발생한 것이지만 문이 열려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승무원의 과실은 물론 작은 물체를 감지하지 못한 스크린도어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크린도어의 센서가 작은 물체를 인식하지 못해 문이 닫힌 것으로 오작동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고처럼 지팡이 등의 작은 것들이 문 틈에 끼면 감지가 안될 수 있다"며 "또 스크린도어의 오작동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크린도어 하단에 작은 물질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나 지하철 2호선처럼 스크린도어가 하나라도 열려있으면 출발하지 못하는 시스템 등이 추가로 개선돼야 할 점이다.
다만, 비용이 걸림돌이다. 서울 메트로의 경우 지난해 부채는 3조3319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0.86%가 늘어난 데다, 최근 부채감축 기조로 인해 더 이상의 비용을 투입하기 부담스런 상황이다.
◇승강장안전문 디지털광고(왼쪽)와 조명광고(오른쪽) (자료제공=서울메트로)
비상시 탈출해야 하는 스크린도어 비상문에 버젓이 광고판이 자리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비상시 스크린도어 양쪽에 있는 비상문의 긴 빨간레버를 통해 강제로 열 수 있게 돼 있지만, 다급한 상황에서 광고판이 있는 비상문을 구별하기에는 쉽지 않다. 또 한량에 두개의 문만 열릴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만큼 탈출시간을 소모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승강장안전문 디지털광고는 가로 260㎝, 세로 200㎝로 지하철 1~4호선에 40대, 승강장안전문 조명광고는 최대 가로 340㎝, 세로 150㎝ 등의 규모로 지하철 1~4호선에 총 2312대 설치돼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1량당 한 쪽 문은 4개인데 이중 2개는 어떻게 해서든지 열리도록 했다"며 "이 뿐만 아니라 비상시 반대편 문도 열 수 있어 선로로도 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