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이 족쇄 풀린 자본주의의 종식을 선언하기 위해 2일(현지시간) 한 자리에 모였다.
G20 정상들은 이날 런던에서 회의를 마친 후 글로벌 경제 회생을 위한 성명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G20 회담 결과가 실질적으로 시장에 어느 정도나 유효한 효력을 발휘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자본주의의 첨병인 월가가 시스템 붕괴 위기에까지 내몰린 마당이어서 이번 정상들의 회의를 통해 시장 환경에 어느 정도 의미있는 변화가 야기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번 회의는 월가의 금융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금융시장의 규제를 강화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G20 공식 선언문의 초안에 따르면 G20 정상들은 사상 처음으로 헤지펀드를 관리감독하고 새로운 글로벌 금융시스템 감시 기구와 기존의 IMF를 통해 금융 규제를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아울러 G20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과 통화가치 하락을 억제하는 데도 서로 협력할 예정이다.
또 이같은 합의와는 별개로, 자본주의의 폐해가 극명하게 드러난 이번 경제 위기에 대한 해결책과 관련해 유례없이 유럽과 미국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런던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어제 프랑스의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동으로 1930년대 이래 최악의 경제 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빠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의 입장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 경제 침체에 맞서 G20이 '거대한 일치'를 봐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메르켈 총리는 어제 사르코지 대통령과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 "독일과 프랑스는 우리의 의도가 선언문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적인 결과를 낳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사르코지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서 "잘못된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2년 전 미국 주택 시장 붕괴에 이어 다시 시작된 경기 침체와 신용 경색을 야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해 모리스 골드스타인 전 IMF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규제에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시각차가 그리 크지 않다"며 "사르코지와 메르켈이 왜 그런 쇼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언급, 강대국들의 헤게모니 싸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세계 금융질서 재편을 앞두고 바야흐로 펼쳐질 '경제 춘추전국시대'.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 패권을 둘러싼 전초전 격이 될 이번 회담에서 과연 누가 승자로 떠오를 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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