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급감에 조선 3사 '비상등'

입력 : 2014-10-08 오후 5:20:4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조선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제1의 기술력과 규모를 자랑해왔지만 잇단 수주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위상은 예전만 못해졌다. 
 
지난해에 비해 신규 수주는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또한 악화돼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경영여건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임단협 등 노사문제까지 겹치면서 업계는 물론 시장의 우려도 한층 커졌다.
 
올 들어 국내 조선 3사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신규수주 감소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신규수주가 급증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10% 정도 올려 잡았지만, 오히려 수주의 씨가 마르면서 연간 목표치 달성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8일 조선 3사에 따르면 이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수주액은 총 25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50억달러의 56%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이 133억달러로 3사 중 유일하게 1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연간 수주 목표인 250억달러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65억달러로 연간 목표치(145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삼성중공업은 55억달러로 3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상선에 비해 가격이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 급감을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미국발 셰일가스 붐으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미룬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4분기에도 예정된 대규모 선박 발주가 없어 연간 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올해 조선업계의 가장 큰 이슈였던 러시아 야말프로젝트의 LNG선 5척은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월과 7월에 야말프로젝트 관련 LNG선 10척을 수주한 바 있다.
 
수주 감소와 더불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차입금 규모가 늘면서 신용등급도 하락했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AA+'에서 'AA0'로, 대우조선해양은 'AA-'에서 'A+'로 한 단계씩 하향 조정됐다. 한진중공업의 회사채 등급도 기존 'BBB+'에서 'BBB0'로 낮췄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집계한 국내 상위 5개 조선사 합산 기준 EBITDA 마진율(EBITDA/매출액을)을 살펴보면 2006~2010년 평균 11% 내외에서 2011년 이후 7% 내외로 하락했다. 특히 같은 기간 운전자금 부담이 크게 늘면서 조선사 전반의 순차입금 규모 또한 2010년 말 6조2000억원에서 올 6월 말에는 16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임단협 타결이 난항을 겪고 있는 점도 조선업계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 3사 중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지만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노조가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무기한 연장하는 등 강한 파업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면서 19년 무분규의 전통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올 들어 신규수주가 급감하면서 조선 3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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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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