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리베이트 활개..처벌규정도 없어

입력 : 2014-10-15 오후 5:10:52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관행으로 통용되던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막기 위해 리베이트 쌍벌제, 투아웃제 등 규제가 강화됐지만 아직도 일부 업체에서는 법망을 피한 새로운 수법의 리베이트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을 대행해 주는 CSO를 통해 의사와 약사 등에게 우회적인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업계의 자구적 노력도 무색해졌다. CSO(Contracts Sales Organization)는 영업전문대행업체로 제약사의 부족한 영업역량을 보완하고, 전문적인 영업마케팅을 컨설팅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불법 리베이트의 신종 창구로 만연돼 있다.
 
제약사와 CSO, 병의원의 불법 리베이트는 CSO를 중간 단계로 놓고 행해지고 있다. 제약사는 CSO와 대행 계약을 맺고, CSO는 의료인에게 처방액의 20~40%를 리베이트로 제공할 것을 비밀리에 약속한다. 약은 제약사에서 병의원으로 직접 전달되고 CSO를 통해서는 돈만 오고가는 형태이다 보니 법망을 완벽하게 피해 갈 수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CSO를 통한 불법적 의약품 리베이트가 법망을 피해 업계 전체에 만연해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CSO업체들의 리베이트 영업이 가능한 이유는 구성원의 '맨파워'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CSO업체 구성원들은 대부분 잘 나가던 제약 영업사원 출신인데, 그동안 신뢰관계를 유지해온 전직 영업사원이 CSO로 이직해 병의원과의 불법 리베이트를 주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 수수에 대한 의사들의 부담감은 극에 달한 상황인데, CSO는 완벽하게 법망을 피해갈 수 있어 우회적인 리베이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의사들이 예전처럼 리베이트를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도 있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은 상당수가 CSO를 활용하고 있고, 한 제약사가 수십 곳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며 "CSO의 경우 일반사업자로서 의약품 보관 창고 보유 의무도 없어 사실상 복지부가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개 제약사의 공급비율이 30%를 넘는 요양병원은 18%(222곳) 수준이었으며, 50% 넘는 요양병원도 37곳으로 나타났다.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 공급비율이 80%가 넘는 곳도 4곳으로 확인됐다.
 
익산의 A요양병원은 2013년 한 해 동안 약 3억2000만원의 의약품이 공급됐는데, 이중 1개 제약사로부터 86.4%에 해당하는 2억8000만원 규모의 의약품을 공급 받았다.
 
<심평원 국감 제출제료>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단기간내 높은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편법이 개입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복지부가 제약사에게 등록제를 실시하게 등 CSO를 통한 우회적 방식의 불법 리베이트를 원천 차단하지 않으면 제약업계 리베이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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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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