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올해 국정감사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MB정부에서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전력이 있는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의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전 관련 공기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음에도 최 부총리의 국감 증인채택 여부가 또 논란이 됐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전순옥 의원은 한수원을 포함한 에너지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따지려면 최 부총리가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최 부총리가 MB정부에서 한창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2010년 지식경제부(지금의 산업부) 장관으로서 산하 공기업의 해외투자 사실상 지시·결재했기 때문에 부실투자 문제를 규명하려면 최 부총리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최 부총리는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지경부 장관으로서 해외투자를 지휘한 만큼 그를 불러 부실투자 문제를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고, 전순옥 의원도 "최 부총리를 국감 증인으로 불러 부실투자에 대한 국민의 의문을 풀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최 부총리가 현직 국무위원이자 기획재정부 수장으로서 기획재정위원회의 별도 감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산업위 국감 증인 채택에 반대했다.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은 "최 부총리는 현직 장관인데 이런 사람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전례도 없고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같은 당 의원이자 산업위원장으로 국감을 진행한 김동철 의원 역시 "MB정부에서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상을 밝히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최 부총리 증인 채택은 자칫 여·야 정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며 원론적으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김 의원은 "에너지공기업의 부실투자 문제에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최 부총리가 국무위원이 아닌 경북 경산시·청도군 의원이자 산업부 상임위 소속 의원 자격으로 27일 종합 국감에 참여해 이 문제에 관한 자신이 입장을 밝히는 게 타당하다"는 중재안을 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식경제부(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0년 10월1일 해외자원개발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자원개발기업 최고경영자 포럼'을 주재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