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공금횡령과 뇌물수수로 징계를 받는 등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감사원과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 선관위와 천안시 선관위에 근무하던 직원들이 각각 공금횡령과 뇌물수수로 파면을 당하거나 구속을 당했다고 20일 밝혔다.
경기도 선관위에 근무하던 직원 A씨는 직원 보수 지급을 담당하면서 자신 이외에 선관위 직원들이 보수명세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려 보수를 실제보다 부풀려 허위 보수명세서를 작성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2012년 4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720만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감사원에 적발됐다.
천안지역 선관위에서 지도단속계장을 했던 직원 B씨도 자신이 천안 출신인 점을 이용해 선거에 입후보한 고향의 지인들로부터 수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아 챙겨 검찰에 구속됐다.
B씨는 지난 1991년 선관위 근무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무려 20여년을 천안군에서 천안시, 천안시 서북구, 천안시 동남구 선관위에서 근무했다.
특히 2007년 2월부터 2008년 6월, 2012년 1월부터 2013년 1월에는 같은 지역 근무지에서 3년을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1년 정도씩 잠시 주변 지역으로 옮긴 후 다시 천안지역 선관위로 복귀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조 의원은 "5부 요인으로 꼽히는 중앙선관위 직원들이 잇따라 공금 횡령, 뇌물 수수 등 범죄에 연루되면서 선거관리 공정성과 중립성에 심각한 오점과 치명타를 입게 됐다"며 "특히 중앙선관위가 같은 부서와 출신 연고지 등에서 장기근무를 하는 고질적인 병폐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보니 이와 같은 부조리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선관위 내부적으로 이 같은 부분을 방치해오면서 비슷한 사례들이 더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내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순환보직 의무화 등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